가정방문하는 요양보호하고 있어요.
혼자 사시는 80대 중반의 어머니신데 인심도 후하시고 베푸는 성격에 뭘 많이 시키려고 하시지 않아요
청소는 로봇청소기가 하면 된다, 걸레질도 로봇물걸레로 하면 된다 음식은 사먹으면 된다 장은 쿠팡에서 보면 된다 암것도 하지 말아라 하세요.
대신 뭘 하냐구요
간식 먹으며 저랑 같이 수다나 떨자고 하세요
이게요 초반엔 이런저런 어머님 살아오신 이야기며 부모님 이야기 들을 땐 재밌었어요
그런데 점차 아들 며느리 사위 딸 손자 손녀 증손자 얘기까지 더해지고 그 자식들의 사돈 가족들 이야기 더해지고
어머님 친구분 가족들 그 지인들 이야기까지 더해지니
제가 듣고 있기가 점점 피곤해지는 거예요
저는 이 개개인들의 프로필을 지난 2년간 20번씩은 들은거 같아요. 어머님 주변 사람들의 역사에 관한 시험보면 저는 무조건 다 맞을 수 있어요. 어느 대학 무슨 과인지도... 다 알아요
그런데 정작 어머님은 모임에 나가시면 할머니들이 온통 자기 얘기하는거 듣는게 정신없으시다고 빨리 들어오세요.
육체적으로 편한건 맞지만 듣는 일이 보통 피로한게 아니네요. 들으면서 중간중간 리액션 해드려야 하고 어머님 가족들에게 날라오는 수많은 가족 카톡 사진도 같이 보면서 이야기 해드려야 하고 게다가 귀가 어두우시니 큰소리로 말씀드려야 해요.
이번 주말엔 아들네 딸네 모여 식사하기로 했다시는데
월요일날 가면 사진 보여주시면서 그 얘기만 3시간 하실거라 벌써 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