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고려아연 계속되는 상승 이유

뭍고 더블로 가는 경쟁적 공개매수와 역공개매수가 계속되는 초유의 경영권 분쟁.

결국 양측 공개매수가 끝났는데도 상한가를 포함 왜 이렇게 연일 상승하는지 궁금하실 것.

바로 주식선물에 의한 숏스퀴즈 때문.

 

일반투자자 보유 물량은 거의 대부분 공개매수를 통해 분쟁 양쪽으로 넘어갔고

양측은 확보한 물량 가격불문 절대 내놓을 일이 없고

고려아연은 코스피 200과 MSCI 편입 종목이기 때문에 각종 ETF가 보유하고 있는 물량 역시 잠겨 있는 상태.

지금 유통가능한 물량은 1-2%도 안될 것.

 

현재 국민연금이 7.83% 가량 보유하고 있고 올해초 일반투자자에서 단순투자자로 변경하여

언제든 이익실현 가능한데도 지금 돌아가는 상황 보아하니 임시주총까지 캐스팅보트 역할 할 듯.

엄청난 수익 실현 기회를 마다하고 경영권 분쟁에 어느 한쪽편을 들면 나중에 배임 혐의 피할수 없을텐데?

 

아무튼 이건 다른 문제이고 오늘 주제로 다시 돌아와서 공개매수가 다 끝났는데 왜 계속 미친듯이 오르나?

여기에 바로 공개매수가 완료되고 경영권 분쟁이 완료되면 주가는 원래의 가격으로 회귀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 최근 금융지식이 SNS 통해서 빛의 속도로 전파되고 있기 때문에 변동성 정말 높아짐.

 

실제로 어느 투자 유투버가 이 사실을 전파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려아연 주식선물을 매도하였다고 함.

고려아연 주가가 미래의 시점에는 원래의 가격으로 내려올 걸 너도 알고 나도 알면 선물 매도하면 그냥 먹겠네?

문제는 여기서 이 사실을 "나만" 아는게 아니라 "너도 알고 나도 안다"는 사실, 바로 이점까지도 알아야 했음.

예전에는 그나마 선물옵션 등 금융관련 전문지식 있는 사람들만 몰래 몰래 선물 매도 개꿀 빨 수 있었을 것.

그런데 이제는 투자 유투버 중 어느 하나가 이 사실을 알기 쉽게 설명해서 약을 팔고 있는지 알수가 없음. ㅋ

 

문제는 고려아연 주가가 미래에는 내려갈거라는 걸 너도 알고 나도 아는데 어느 바보가 선물을 매수하겠음?

그런데 주식시장에는 선물을 매도하는 사람만 있어도 누군가는 그 매도를 받아주는 매수자가 있음.

그 매수자는 바보라서 매수하는게 아님.

그렇게 시장이 계속해서 작동하도록 매매가 중단되지 않고 물흐르듯 일어나게 하는 역할을 증권사가 해줌.

유식한 말로, 또는 좀 우아한 말로, 유동성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라고 함.

 

LP 업무가 뭐 대단히 고급스러운 업무는 아니고 그냥 증권사 트레이더 경력 몇년 되면 다 할 수 있음. ㅋ

자, 고려아연 미래 주가가 내려갈 것이 확실하니 행사가격은 현재가 대비 매우 낮아짐.

유식한 말로 백워데이션이라고 함. 반대는 콘탱고.

백워데이션 상태에서 선물 매도 베팅 하고 싶으면 정말 조심해야 함.

 

아무튼 원리만 설명하는 자리이니까 숫자는 전부 생략하겠음.

주식은 유가증권이니 그것 자체를 보유하고 있으면 자산.

선물은 유가증권이 아니고 계약임.

계약은 매수자와 매도자가 있음.

 

고려아연 선물을 매도하였다는 것은 내가 매도할 의무를 지겠다는 말임.

주식시장은 거래가 항상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그 매도계약을 받아줄 매수자가 필요함.

하락할 걸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상황에서는 그 매수자는 미친놈이거나 바보이거나 유동성공급자임. ㅋ

 

유동성공급자는 당연히 바보가 아님. ㅋ

선물매수계약을 받아주면서 선물시장에서 주고받는 가격과

현재의 주가 사이의 차이를 현물에서 매도함으로서 그 위험을 완전히 상쇄시켜버리고

그 조그만 수수료를 먹는 장사가 바로 유동성공급자가 일을 하고 돈을 버는 방식임.

 

그런데 LP가 매수헷지를 하기 위해 현물을 공매도 하려면 고려아연 주식을 대여해 와야함.

ETF 보유물량에서 빌려오면 됨.

유동성공급을 위한 매수헷지용 공매도는 지금같은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합법임.

그리고 ETF 운용사는 추가이익을 위해 당연히 보유 물량을 빌려주고 대여수수료를 받음.

 

이렇게 유동성공급자는 선물매수-현물 공매도로 가격변동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서 수수료 회사에 벌어주고

퇴근후 치맥 한잔 하는 소확행을 하면서 가족들 부양하는 직장인의 삶을 이어나감.

 

어, 그런데 너도 나도 고려아연 선물 매도하고 유통물량은 1%대 극악인 상황에서 10% 주식소각이 예정되어 있으니 공개매수 완료 이후에도 예상처럼 가격이 안내려가고 꿈틀거리면서 오르네요? 그러다가 어느 성급한 선물매도 계좌에서 마진콜이 나오네?

 

계약을 유지하려면 돈을 더 넣어야 하는데 (시가의 24.6% 유지) 이거 못막으면 계약이 강제 청산이 됨.

앞으로 매도 하겠다는 놈이 계약기간내 적당한 가격에 매수해서 매도계약을 이행해야 할텐데

주가가 이렇게 자꾸 올라가니 니가 매수할 능력이 되는지 증명하라는게 마진콜인데 그 콜에 응하지 못하면?

그럼, 강제로 현재의 시가로 매수시켜서 포지션을 청산해버림.

어? 저 돈 없어서 계좌입금 못시켜드리는데요?

걱정마삼. 증권사가 강제로 너님에게 대출 땡겨주고 니 계좌 마이너스 기록하고 강제 매수시켜버림.

그럼 선물매수 발생 하고 유동성공급자 언니 오빠가 매도헷지 하기 위해 이제는 현물 공매도가 아니라

반대로 현물 매수에 돌입하게 됨.

 

그런데 고려아연은 극도의 경영권 분쟁중이라서 유통물량이 1-2% 밖에 안된다고 하지 않았음?

아주 조금의 매수 주문으로도 주가가 바로 상한가 가버림.

주가 상한가 가버리면 선물 매도한 계좌 또다시 마진콜 나옴.

더많은 청산에 더많은 매도헷지용 매수 주문 나오게 됨.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숏스퀴즈 임.

지금 고려아연 미결제약정은 강제청산(?) 당해서 많이 줄어들었음.

그결과 어제 종가는 150만원을 훌쩍 넘었고 수많은 주식선물 참여자들은 원금 손실은 물론이고 억대 빚까지 생긴 것임.

 

정리하면 선물매도-매수헷지=현물공매도, 선물매수-매도헷지=현물매수, 이렇게 쌍으로 기억하면 편함.

즉, 매도자-매수자, 또는 매수자-매도자 권리-의무 관계임.

 

주식은 자산이지만 선물은 계약임.

자본시장법을 포함한 상법이 작동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약은 반드시 이행되어야 함.

당신이 파산하면 당신의 계좌를 만들어준 증권사가 이행해야 함.

계약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아아하고 그 계약중에서 돈이 오고가는 금융시장은 정말 조심해야 함.

 

주식시장에서 돈이 "확실하게" 굴러다니는 기회가 보일 경우에는

1) 나는 기회를 인식할만한 지능을 가진 이 세상 최상위 0.1%의 금융지식 전문 지식 보유자인가?

2) 나는 이 세상 자다가도 떡이 생기고 로또만 사면 1등 당첨되는 온우주가 도와주는 0.0001%의 행운아인가?

이렇게 2가지 질문중 하나 정도는 확인하고 투자에 베팅하시기 바랍니다.

그만큼 확실하면 그만큼 희귀한 기회입니다.

투자는 리스크를 지는 대신 수익을 기대하는 행위입니다.

 

PS: 고려아연이 얼마나 오를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임시주총, 선물옵션, 코스피200과 MSCI 등 리밸런싱 등 만기일이 끝나면 원래 가격으로 되돌아 옵니다. 다만 지금은 온갖 꾼들과 최첨단 전문가들이 전부 눈이 벌게져 있으니 구경만 하세요. 저는 그동안 제 연금저축계좌에서 물려있던 배터리 리사이클링 ETF에 고려아연이 20% 넘게 포함되어 있는 바람에 손실 안보고 잘 빠져나오는 정도의 행복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ㅎ 제가 판 가격보다 300원이나 더 올랐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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