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고2딸 쓴 엄마예요.

어젯밤 딸이랑 한바탕하고 새벽에 넘 힘들어서 서두 다 생략하고 쓴 글이예요.

아침에 출근했다 일찍 퇴근하고보니 엄청 많은 댓글이 달렸네요. 아직 댓글 다 못 읽었는데 대부분 엄마의 양육 방식에 대해 의문을 가지시겠죠.

현재 아이랑 같이  병원 다니고 있어요. 아이는 adhd, 폰 중독, 섭식장애(체중증가에 대한 강박으로 먹고 토하는 행동 반복) 진단받고 집중력 약 처방받고 있어요. 우울증은 경미하게 나왔고 공부 스트레스를 자극적이고 충동적인 방법으로 해소한다고 검사결과에서 나왔어요.

반면 우울증은 제가 높게 나왔고, 양육방식에서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고 하네요.  

아이가 변하기 시작한건 고등 들어와서 공부안하는 친구들이랑 어울리기 시작하면서부터예요. 대부분 학교도 잘안나오고 하교후 알바하거나 놀러다니는 친구들이랑 어우리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모든 기준이 다 그 친구들이 되더라구요. 결국 1학년때 친구들이랑 사고 한번 치고(혹시 지인이 볼까봐 자세히 적지는 않겠습니다) 전교권이던아이가 폰만 집착, 거짓말하고 학원 안가기, 학교 시험도 그냥 평소 실력으로 보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차라리 공부가 아니라도 딴 진로라도 본인이 원하는게 있음 얼마든지 지원해줄텐데 그것도 아니고 이제부터 열심히 할테니까 계속 지원해달라고 월 교육비만 200 나갑니다ㅜㅜ

학원에서 매일 안왔다, 숙제 안해온다 소리 듣는것도 지겨운데 포기 못하는 제가 어리석은줄 잘 압니다. 아이 성적이 2등급 후반에서 3등급 초반대라 포기하지도 어쩌지도 못하고 있습니다(그나마 1학년때 1등급 초반대라 지금 저렇게 나옵니다)

초등때부터 전형적인 헬리곱터맘처럼 아이가 커가는 과정에서 자율성을 많이 주지 않았던거 같아요. 생각들 하시는것처럼 폭력적인 가정은 아예 아니예요. 하지만 아이를 통제형으로 키웠던건 맞습니다. 예컨데, 학교 다녀오면 학원 가고 집에서 숙제하고 그런 사이클이었던것 같아요. 중학교까지 친구가 많이 없기도 했고, 딱 정해진 친구들이랑 주말에 한번씩 놀거나 몇달에 한번 파자마파티하고 그런식이었어요.저는 대부분 다 그런줄 알았는데 지금아이 말로는 자기만 그렇게 보냈다고 하네요. 대부분 하교후 놀러도 다니고 한다고요.

병원 검사결과 아이가 엄청 자유분방한 기질인데, 엄마는 통제형이고, 아이가 adhd까지 같이 발현되었다고 하네요.adhd는 환경적인 부분은 아니고 유전이라고 합니다.

제가 진짜 힘든 부분은 단순히 공부른 안해서가 아니라 어릴때부터 부족함없이 자라온 환경에 대해 너무 당연시하고 알바하는 친구들이랑 비교하면서 용돈을 무리하게 요구하고, 종일 폰이랑 패드만 들여다보고, 엄마가 싫은소리 한마디만 해도 비아냥거리기 등등 심적으로 너무 힘이 듭니다. 어젯밤에도 낮에 친구 생일이라 학원 빠지고 대신 숙제는 제대로 하겠다 약속했는데 밤 11시까지 아예 안되있어서 한소리, 이럴거면 그냥 학원 다니지마라. 약속지키고 똑바로 행동해라 했더니, '엄마도 아빠한테 빨대꽂고 사는 주제에 잘난것도 없으면서' '잘난것도 없으면서' 등등 하는데 순간 욱해서 책을 누워있는 아이한테 집어던졌습니다. 그랬더니 누워서 서 있는 저를 발로 차고 일어나서 가슴 윗부분을 주먹으로 치더라구요. 이게 처음이 아니고 비슷한 일이 저번에도 있었습니다.  그바람에 저도 밀고 하다 힘으로 도저히 안되어 욕 한바기지하고 끝났습니다.

제가 욱해서 먼저 책던진거 잘못한거 맞아요. 하지만 도저히 요즘 아이들 기준으로 바라봐도 중학생 동생이랑 비교해봐도 저 아이가 이해가 안됩니다. 남편은 우리 집이 못살았으면 딸 아이가 저렇게까지 안됬을거라 합니다. 동생은 언니같이 안살거라 저한테 얘기합니다. 물론 앞에서 티는 내지 않습니다.  딸이라 가족이라 무조건  다 품고 인내해줘야 하는데 견디자니 너무 괴롭습니다.ㅜㅜ

하여간 댓글 많이들 달아주셔서 저도 보답(?)하는 차원에서 긴 글 썼습니다. 익명이지만 너무 부끄럽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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