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만난 남친이 있는데, 이 관계 이어가는게 맞나 하는 고민 자꾸 들어서요..
몇 개 나열하자면, 저희는 무조건 더치페이 하는데요.
남친 차 기름 값도 N분의 1합니다. 주로 남친 차 타고 놀러 다니니까요.
다만 식당에서 25,000원어치 먹었으면 인당 12,500원이 나오잖아요.
남친은 "12,500원 나왔는데 그냥 12,000원만 줘."라고 얘기해요.
굳이 식당 아니어도 같이 뭘 해서 1/2했을 때 13,400원 이런 식으로 떨어지면,
13,400원 나왔는데 400원은 내가 낼테니 13000원만 줘. 혹은 12,750인데 12,000원만 줘.
이렇게 자기가 돈 더 많이 냈다, 더 선심 썼다는 식으로 얘길 해요.
그리고 비트코인 한창 붐이었을 때 코인으로 돈 벌어보겠다고 천만원 빚내 코인하다 말아먹었고, 그 빚 갚는다고 고생했어요. 집안 형편은 보통이고, 월 300 미만으로 버는데 오랜 꿈이 미니쿠퍼 타는 거였다고 하면서 남친 어머니 도움 받아 미니쿠퍼 스포츠카 구매했어요.
문제는 회사에서 받은 준중형차도 있어 총 두 대 운행하는데 남친 집은 다세대고 주차 공간 없어 10분 거리에 위치한 저의 집 주차장에 미니쿠퍼를 장기주차해놔요. 남친이 거의 1년 가까이 백수인데 유지 측면에서도 걱정 되어 미니쿠퍼 팔 생각 없냐 했더니 미니쿠퍼 팔면 운전의 재미가 없어 운전을 더 이상 안 할 거라네요.
제 인생에 대해서는 쓴소리, 직언 많이 하는데 정작 자기 인생에 대해선 관대한 편인 거 같고요.
작년 말까지 일했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실업급여 받으며 1년 가까이 쉬고 있는데 유튜브 편집자가 될 거라고 공부하더니 퇴직금으로 몇 백만원짜리 컴퓨터랑 촬영 카메라 샀고요. 초반엔 블로그 만들고 이것저것 하더니 이젠 안하고요. 그러다 공기업 갈 거라고 하더니 책방에서 인적성 검사 책들을 보면서 자긴 이렇게 어려운 문제들은 못 풀겠다고 포기한다네요.
다른 사람들처럼 몇백 월급 고정적으로 받는 거보다 고객들에게 돈을 받고 싶다고 취업이 아닌 창업을 하고 싶다는데, 즉 사장이 되고 싶다는데 예전에 창업 했다가 망한 적 있었고요. 창업 관련 준비나 공부는 거의 안 하는 거 같아요. 제가 봤을 때는 하루의 대부분 게임하거나 유튜브 쇼츠 보거든요.
요즘은 하츄핑 만화 귀엽다고 보더라고요. 연애 초반 자기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라스베가스에서 도박하고 자살하는 거라고 했고.. 담배도 정말 많이 피는데 두 시간에 한번 이상은 피는 거 같아요. 그래서 금연 생각은 없냐 물었더니 절대 끊을 생각 없다네요. 여자들 스트레스 커피 마시며 푸는 거랑 뭐가 다르냐고 하면서요. 가족 중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힘든 와중 유일하게 의지한 사람이고, 제 인생 첫 남자이고 연애이다 보니 이 정도면 괜찮은 남잔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인간관계가 많이 서툴러 조언 구하고 의지할 때 가끔 '너는 나 없으면 안 돼. 역시 내가 있어야 해.'라고 말해요. 제 촉으로는 더 이상 지속하면 안될거같은데 8년 만나며 너무 익숙해지고 정이 들었나봐요. 무엇보다 힘들 때 터놓고 얘기나눌 사람이 이 사람밖에 없어서요.
저보다 5살이 더 많은데 그렇게 어른답진 않은 거 같고요.. 이 남자를 믿고 계속 가도 되는 걸까 하는 고민이 많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