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거의 한달만에 본건데
한달전에 엄마 지인이 일본다녀와서 쿠키상자를 주셨대요. 열어서 하나 먹으니 너무 맛있어서 바로 상자뚜껑을 닫았대요. 이유는 너무 맛있어서 저한테 주려고요.
저는 기분이 전혀 좋지 않고 오히려 기분이 나쁘게 느껴지고 묘하거든요. 이게 무슨 심리일까요.
제 심리요.
저 어릴때부터 겪은 일인데
배경은- 집은 살만큼 살고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음. 엄마가 요리 전혀 못하고 요리를 할 생각도 없고, 입도 짧아서 매일 똑같은 것만 먹고(외식 가능한 메뉴 3가지 정도밖에 없음), 시간 있으면 본인 취미생활을 여러가지 하지 요리는 안함.
어린시절에 매일 똑같은 것만 먹고 살았어요.
전기밥통에 밥 한번 엄청 많이 해서 그거 노랗게 굳어질때까지 일주일 넘게 먹고, 주로 라면 딱 하나만 끓여서 밥말아 먹거나, 반찬은 고추장, 계란 소세지 김 김치만 해서 먹었어요.
(그때도 반찬 가게 있었는데 반찬 사주지도 않음)
외식도 엄마가 칼국수만 먹어서 어린 저한테도 칼국수를 먹임. 그 식당에 다른 메뉴도 있었지만 엄마가 입이 짧아서 1인분을 다 못먹기 때문에 제가 그걸 나눠먹어야 했던 거죠..
라면은 저 성인되서도 엄마랑 먹을때 딱 1개만 끓이도록 했고요.. 본인이 다 못먹는다고.
엄마 친구, 엄마 친구 딸과 4명이 식사한적 있는데 그때 엄마친구 딸은 다른 메뉴를 온전히 혼자 시켜주셔서 그걸 먹더라구요.
그래서 그런건지,
엄마가 밖에서 맛있는거 먹을때 본인 몫 안먹고 집으로 싸와서 저한테 먹으라고 주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제 얘기 할때 눈물 글썽이고 다같이 먹을때 본인 몫 안먹고 저 준다고 싸가고 그러니 어릴때부터 사람들이 저 보면 불쌍하게 보고 니 엄마한테 잘하라고.. )
다른 집에서 음식 먹고서
ㅇㅇ (제이름) 는 이런거 생전 먹어본적도 없다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다
ㅇㅇ이 먹게 싸달라
(저는 어릴때도 너무 민망했어요. 사먹으면 되는건데 저한테 사주지는 않으면서.. )
명절때 지인들한테 전화해서
ㅇㅇ(제이름)이는 송편 전 그런거 먹어본적도 없다 ㅇㅇ이 먹게 명절 음식 좀 갖다 달라
(명절 음식 먹고 싶으면 시장이나 마트에서 사면 되는데 제가 사자고 해도 엄마가 안먹는다고 안사고는 저런 행동.. 저는 너무 싫고 창피했어요)
어릴때부터 저는 너무 불쌍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싫었고 엄마 지인이나 형제들이 저를 대놓고 불쌍한 아이 취급하면서 무시하기도 했구요.
이번에 준 쿠키상자는..
엄마랑 제가 여름에 일본여행을 다녀왔는데
일본은 워낙 선물 쿠키 상자를 많이 파니까 저는 그게 맛있는거 알죠.
엄마한테 이거 맛있다 엄마 이거 사가서 선물하셔라 하니 싫다고 질색. 제가 먹겠다고 사려고 하니 저도 못사게 했음. 그래서 저도 안샀었음.
그 쿠키 상자에요. 얼마 하지도 않죠 몇천원짜릴 저는 못사게 하더니..
하나 먹어보니 너무너무 맛있길래 나머지는 다 저 주려고 뚜껑을 닫았다니..
한달동안 그걸 보관하다가 저보고 니가 다 먹으라니..
너무 기분이 이상해요.
제가 이걸 왜 먹어야 하는건지.
혹시 기억하시는 분 계실수 있는데
엄마가 식사때 반찬을 아주 조금만 꺼내놓고
울먹이면서 "이거 다 너 먹엉ㅜ " 이런다는 엄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