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 받았어요.

저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어도 버려지지 않는 부끄러운 기억들이 많아요. 

어린시절부터 유난히 철딱서니가 없어서 대인관계에서 실수가 많았거든요.

소소하게 넘 많아서 헤아릴 수가 없어요.

덕분에 개념 없는 녀석이라는 험담도 많이 듣고 손가락질고 많이 당했어요. 

손절도 많이 당했어요. 

왜 그런지 곰곰이 생각을 해봤더니 

 

가정교육을 못 받아서 그런 거. 

너무 기본적인 것들인데 학교에서는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인간 관계의 기본이 되는 처신과 예절을 부모님한테 배우지 못한 거에요. 

그나마 사회생활 혹독하게 겪으면서 많이 고쳤어요  

제가 오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제 자식에게만큼은 일일이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어떤 자리를 가건 신발은 바르게 

남을 밀치며 지나가지 않기

자기가 나온 자리를 깨끗이 정리하기 

남의 집에 갈 때는 쥬스 한잔이라도 사가기

남의 물건을 빌려 쓰고 되돌려 줄 때는 최대한 깨끗하게 포장해서 돌려주기

남의 말 잘라먹지 않기

천박한 호기심 드러내지 않기 

농담을 가장해 골려먹는 말하지 않기 

춥다 덥다 등등등 모두가 함께 겪는 불편함에 대해 투정하지 않기 

남의 하소연을 들으며 이러쿵저러쿵 잘난체하며 훈계하지 않기 

같이 먹는 자리에서 반찬 뒤적거리지 않기 

맛있는 음식 혼자 긁어 먹으며 식탐 부리지 않기 

다른 사람의 예민한 사생활을 공공연히 떠들지 말고 대놓고 묻지 않기

높은 사람에게 격에 안 맞는 질문하지 않기 

지인 앞에서 전화로 사담 나누지 않기 

악의가 없다고 해고 상대가 열등감을 느낄 만한 말이나 질문하지 않기 

남이 베푼다고 하서 너무 비싼 걸 요구하지 않기 등등등 

 

이 당연한 것들을 이렇게 늦게 알아버렸어요. 내 나이 벌써 40대 중반

이런 철딱서니와 인연을 맺고 본의 아니게 상처를 입었을 과거의 인연들에게 익명으로나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도 과거의 나 때문에 울고 싶어질 때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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