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들깨터는 밭머리에서

오늘은 들깨를 터는 날.

아침일찍 뒷산 들깨밭에 나서는 남편은

열시쯤 라면새참 부탁해.

나는 늦잠을자고 기모옷을 꺼내입고

부스타와 라면생수믹스커피김치.

강아지를 앞세워 산 밭으로 왔다.

 

들깨밭은 찬바람이 흩뿌려놓은 고소함이 가득.

지게에 천막을덮고 바람막아 라면을 끓인다.

후루룩 냠냠.

달달한 믹스커피는 후식으로 딱.

방망이질 하는 남편옆에 강아지는 뛰놀고

사진찍는 내 그림자도 예쁘다.

 

그만 내려가라는데.

일은 못도와줘도 옆에라도 있어보자.

라디오 앱을 켜놓고 82를 한다.

고소함이 가득한 이 깊은 가을날,

하늘도 파랗고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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