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미국 명문 사립고 투어 후기

아이가 중3인데 고등학교 어디 보낼지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다가 아이 베프는 옆동네 사립고로 진학할 거라는 얘기를 듣고 정신이 바짝 들었어요. 고등학교도 골라서 보내야 하나. 공짜로 보낼 수 있는 우리 동네 공립 고등학교는 랭킹을 찾아보니 형편없더라고요. 대학 진학준비, 커리큘럼, 교사진 등등 모든 면에서 C등급이네요. 남편하고 고심끝에 아이 대학 등록금으로 쓰려고 사놓은 집 한채를 팔아서 사립 고등학교를 보내기로 하고 투어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오늘 드뎌 아이 친구들이 갈 거라는 최고 명문 사립 고등학교 투어를 해봤는데요. 그냥 온몸에 힘이 쭉 빠지네요. 저도 미국 대학에서 20년째 근무하고 여러 대학에서 일 해 봤는데요, 제가 한 때 근무했었던 뉴욕 명문대나 동부 아이비 리그 대학보다도 고등학교 캠퍼스가 더 예쁘고 커요. 건물하나하나 작품같고 수업 내용 수준 시설 뭐하나 아이비리그 대학만큼 좋네요. 한국 중국에서 보딩스쿨로 오는 아이들도 많고 분위기가 정말 국제적이고 아카데믹 하고요. 가서 보고 나니 고등학교 등록금도 내줄 능력이 안 되는 나는 정말 자격미달인 부모구나 자괴감이 들었어요. 세상에 돈 많은 사람이 어쩜 이렇게 많을까. 아이는 영화에서도 못 본 아름다운 캠퍼스를 보더니 눈이 휘둥그래져서 내년에 내 친구 누구는 여기에 앉아 있겠네, 부럽다, 그 말만 하네요 ㅠㅠ 집 한채를 팔아도 보낼 수 없는 학교인데 괜히 애까지 데려가 보고 눈 버렸네요. 고등학교 부터 승자와 패자가 나뉘다니. 아이 인생에서 어떻게든 맛보게 하지 않고 싶었던 자본주의의 쓴맛, 이제부터 시작인가요 ㅠㅠ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