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엄마는 국을 한솥 끓여 한달내내 저를 먹이셨어요.

저희 엄마는 저를 사람으로 보셨을까요?

 

제가 아주 골격이 작아요. 밖에 나가면 모두

한마디씩 합니다.

 

순화해서 말씀하시는 분들은

"어휴, 어쩌면 그렇게 날씬하세요?."

직설적으로 말씀 하시는 분들은

"애 못낳겠다. 사람 몸이 저래서 못쓴다."

 

키158에 37kg 겨우나가요. 40대. 골격이 작아요.

 

엄마는 어릴때 제게 밥을 차려주지 않으셨어요.

저는 굶었던가, 동네에서 얻어먹고 했었어요.

 

국민학교 들어가서는 도시락은 싸주셨는데, 그나마

그게 한끼 먹는 거였어요.

 

20살때 이사를 했는데, 엄마가 살림하는 주부들이랑

어울렸어요.( 그전에는 술집, 다방운영 했던 분이랑

어울려 지냈고요.)

 

  20살때 김치찌개랑, 된장찌개를 처음 먹어봤는데.

 

그 뒤로 엄마는 한달에 한번 국이나 찌개를 만드셨어요.

 

곰솥으로 한솥.  그리고 저보고 한달내내 그걸 먹으라고

강요 하셨죠. 질려서 못 먹으면 국을 확~뒤집에 엎었고..

같은 음식 한달내내 먹으면 목구멍이랑 혀에서 냄새가

계속 납니다.

 

엄마 본인은 나가서 드시던지.. 그때당시 나름 스무디

같은거 만들어서 영양제랑 챙겨 드셨어요.

그리고 본인이 먹고 싶은거 있으면 딱 한접시 만들어

본인만 드셨고요.(갈비나, 잡채나, 심지어 겉절이도)

 

엄마를 부모로 생각한다면 안 보는게 맞으나..

 

한 인간이 나를 낳아서, 그래도 저 사람이 20년을 넘게

나를 거두어 준건지? 아닌건지?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식이 감사 해야해! 생각

하시는 분들도 계실거고.)

 

(자식 입장에서는 이상한 부모이겠지요?)

 

저는 날마다 갈팡질팡..

안 보고 싶어 미치겠는 마음. 그리고 머리검은 짐승

거두어 줬으니 도리는 해야하는 마음.

 

하루에도 몇번씩 울컥 올라오는데..

가끔 만나면 엄마는 아직도 저를 본인의 도구로 사용하려고

이리저리 머리 굴리는게 빤히 보이고..

 

노인네가 한평생 저러신다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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