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참아야 하나요. 아이가 먹고 싶다고 해서 매운 치킨 윙 사다 줬어요. 오랜만에 세가족이 모여서 흑백 요리사 보면서 윙이랑 남편은 맥주 아이는 콜라 저는 무알콜 맥주 셋이 짠도 하고 분위기 좋게 먹는데 남편이랑 아이가 너무 맵다고 금방 나가 떨어졌어요. 아이가 계속 짜증을 내면서 먹고는 싶은데 너무 맵다고 하길래, 먹고 싶으면 먹고 못 먹겠으면 말고 그럼 되는 거지 뭘 그렇게 찡얼대냐, 그랬더니 발길질로 제 옆구리를 차네요. 소파에 앉아있는 상태로요. 너무 황당한데 남편은 언제나와같이 못 본척. 아이는 성질 날 때마다 저를 팔꿈치로도 치고 등짝 스매싱은 수시로. 사춘기가 되면서부터 엄마는 저보다 밑인 어린애 보는 듯 해요. 새로나온 앱이 뭔지 요새 유행하는 영화가 뭔지 잘 몰라요. 지 빨래 해주고 밥 차려준다고 아랫사람은 아니잖아요. 밖에 나가서는 남편 명퇴 당하고 외벌이가 되면서 직장에 붙어서 어떻게든 오래 벌어보려고 고군분투 하고 있어요. 친정에서 상당히 많은 유산을 받았는데 현금 자산은 벌써 말라가네요. 이 둘을 봉양하느라. 집안에서는 부자의 가스라이팅, 뭘 해줘도 흡족하지 않나봐요. 마음 같아선 나를 지켜줄 마음 눈꼽만큼도 없는 남편 버리고 아이가지고 협상하려고 하면 둘이 살라고 하고 다 내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도 어렵네요. 집도 내 집이니까 니 둘이 나가라 그래야 하는데 그렇게 내 쫓고 제 마음이 편할것 같지도 않고요.
애들이 사춘기라고 엄마 때리고 아빠는 방관하고, 이거 일반적인 상황 아니죠? 아니면 이것도 지나가리라 그냥 참고 넘기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