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국 북동부, 북위 42도 부근에 살고 있어요.
어제 밤은 저희 동네 단골 펍에서 노래방 나잇이 있는 날이어서 저녁 먹고 룰루랄라 걸어가는데, 몇 몇 사람들이 하늘을 보고 사진을 막 찍는 거에요. 뭐지 뭐지 하고 하늘을 올려봤더니
진분홍 비단길이 하늘에 펼쳐져 있었어요. 옛날 혼수이불같은 분홍비단이요.
북반구에서 보이는 오로라는 northern lights 라고 하는데, 비행기 타고 가면서 잠깐 잠깐 본 적은 있었지만, 땅을 밟고 오로라를 본 것은 처음이었어요. 몇 십 분을 넋 놓고 바라봤어요.
오로라 하면 초록색인데, 분홍빛은 질소에 의해 드물게 보인대요.
올 봄에는 개기일식을 볼 수 있었고, 가을에는 오로라를 보게 되었어요.
인간이 손 댈 수 없는 것들을 보면 착하게 살아야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유교걸인가 봐요.
벅찬 마음으로 펍에 들어섰더니
우리동네 아메리칸 아이돌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커플도 와 있고, 이제는 지나간 음악이 된 그런지 락을 늘 비장하게 부르는 제 또래 임이 분명한 친구도 와 있어요. 그 와중에 지금은 은퇴해서 이곳에서 늘 맥주 2병과 함께 책을 읽는 트리샤가 와서 너희 나라에서 노벨 문학상 나왔더라. 멋져 하고 말을 건냈어요.
정말 멋진 밤이었어요.
--- 제가 얼마 전에 일기는 일기장에 라는 댓글을 처음 받았거든요. 다른 글에서 그런 댓글을 봐도 기분 안좋아서, 그래서 저는 그런 댓글을 받은 글에 더 열심히 댓글을 달곤 했는데, 제가 막상 받아보니 후~~~ 하게 되더라고요. 다른 분들이 제 글이 어떠해서 이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을 거라고 말씀해 주셔서 굉장히 감사했어요. 오늘도 쓰다보니 일기 같은 글이지만... 음... 일기장이 없어요. 그냥 저 사는 얘기 가끔 할께요. 저는 여전히 82cook 이 좋고, 고마운 기억이 훨씬 더 많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