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자식때문에 죽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정상은 아니겠죠?

고등학생 아들이 입시스트레스때문에 감정기복이 심해요. 이번 중간고사기간이 최고조에 다다르고있고요 지 온갖 스트레스를 엄마인 저한테 푸는 게 보이고..다 제 탓이래요. 저는 그 욕받이를 하느라고 위장병을 달고 살아요.

 

시험기간엔 제가 다 불면증이 생기고 조마조마한게 잘 볼때도 잠깐 좋은거지 다음 시험에서 이 정도 못나오면 어쩔지 불안해하고 온갖 짜증을 내고요,

어제는 주요과목 시험 하나를 망쳤는데

자기는 더 이상 살 의욕이 없다며 자살하겠다고 소리지르고 난리에요. 어차피 이 성적으로는 원하는 대학 못간다고..

 

그 과정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저까지 돌아버릴거 같아서 저는 최대한 감정적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성적이 잘 나올때도 못나올때도 공부에 대해 크게 언급하지 않았어요. 인생도 그렇고 성적이 뜻대로 되지 않으니 넘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만 했죠. 

그냥 하는데까지 하고 결과적으로 나온 점수에 맞춰 가면 되는거니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라했고요.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하고 있는 말이예요.

 

먹고 싶은거나 열심히 해주고

중간에 잠들때 깨워달라면 깨워주고(깨워달래서 깨울때도 난리난리 그런 난리가 없지만..안깨워도 난리니까 깨우긴 합니다. 이 과정도 저는 지치고요)

 

어제 난리칠때도

시험이 그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니 죽음과 연관짓지말라고 했고 엄마앞에서 자살하겠다느니 그런말 하지 말라했습니다.

시험은 잘보면 다행이고 

열심히 했는데 생각만큼 못봐도 어쩔 수 없다,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고 지나가라..정도로 얘기해주는데

 

갑자기 방금 또 등교전에 폭발을 하네요.

 

이렇게 된게 다 제탓이래요. 

제가 시험을 잘 볼때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건 쉽지만

못봤을때 공감해주고 위로를 안해줘서 자기가 이렇게 병신같이 구는거라고

남은 시험도 못보면 다 제 탓이래요.

다 엄마가 잘못한거래요. 

 

듣다 듣다 너무 열받아서

내가 무슨 공감을 못해줬냐고

너 밤샐때 같이 밤새주고 옆에 있어주고

잘보면 격려해주고

못본건 그냥 덮고 앞으로 나가야지 그걸 자꾸 끌어안고 있지 말라한것이

공감못해주는거냐고

내가 뭘그렇게 너한테 못했냐고

뭘 어떻게 더해줘야하냐고 같이 소리를 질러버렸습니다. 시험을 보든지 말든지 다 니가 알아서 하는건데 왜 자꾸 다 엄마 때문이라고 하냐고..

 

내가 보기에 너는 지금 시험을 회피하고싶은 마음을 남한테 전가하고싶은거 같은데

니가 공부를 하든지 말든지 니 인생이고

노력한 만큼 잘 되면 좋은거지만

안되는 경우도 더 많고 그게 인생인데 그걸 알아가야지 

왜 부모앞에서 그깟 고등학교 과목 시험하나 못봤다고 자살하고싶다는둥 그런말을 지껄이냐고 소리를 질렀어요.그냥 공부하기 싫으면 안해도 된다고요..

 

그랬더니 또 그 말도 자기의 상황을 공감을 안해주는거래요.

엄마는 말로만 하고싶으면 해라 하기싫으면  하지마라 지껄이지만

직접 공부하는건 본인이라 얼마나 힘든지 모르면 그냥 가만히나 있으라네요.

이 와중에 남편은 아침부터 큰소리낸다고 저보고 그만하라 하고요.

 

애는 나가면서까지

오늘시험망치면 다 엄마탓이라고 악을 쓰고 나갔는데..

남편이 애 학교 라이드한다고 데리러 간 이 시점에

집에 저 혼자 앉아서

이 상황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을 하다가

나야말로 그냥 죽고싶다..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 상황이 너무 지치고..

자식한테 더 잘해주고싶지 않아요. 무슨 의미가 있나싶어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거라면 지옥같아요.

 

진짜 다 내가 잘못해서

애를 저렇게 망쳤나?하는 생각이 들고 저렇게 자란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회의감이 들어요.

지 뜻대로 반응 안해준다고 자살한다는 말을 쉽게 꺼내는 애를 보며 제가 오히려 애한테 정신적으로 학대받는 느낌까지 듭니다.

 

정신과약까지 먹으면서 버티고 있는데

이제 그만 벗어나고 싶네요.

아침부터 우울한 글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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