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나한테는 일터가 가장 호의적이었다

지금은 번아웃이 와서 일도 그만두고 예전같지 않지만 거의  워커홀릭 수준으로 일했어요.

최근 일도 거의 놓고 남는 시간에 이리저리 저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니, 제가 그렇게 일에 매진 했던건 적어도 일과 직장이 저에게는 가장 호의적이고 공정했기 때문인것 같아요.

뒤집어 말하면 가정이나 인간관계는 그렇지 못하다는 뜻이겠지요.

 

평생 없는집 장남으로의 역할에만 충실했던 아버지는 정작 본인 가족과 자식들에게 냉정했고

그런 아버지와 시집 살이에 시달린 엄마는 만성 화병에 남편네 식구들 닮은 자식들이 예쁘기만 하지는 않았고

설상가상 아버지 사업이 부도를 맞으면서 나락으로 떨어진 저는 경제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컴플렉스에 시달렸고 인정 받으려고 죽을만큼 버둥거린것 같아요.

망하기 전까지 없는 집에서 자수성가한 아버지인지라,

양가 친척 지인들중 우리집의 후원과 도움을 안받은 사람이 거의 없는데도 정작 우리가 망하자 모두 등을 돌렸고

저는 그때 세상 인심이 이런거구나 깨닳았어요.

집안에서는 돈이 있을때나 없을때나 이런 천덕꾸러기 취급이었는데

직장에서는 입사하면서부터 칭찬받고 인정받으며 쭉쭉 나갔어요.

단순히 일의 성과뿐 아니라 인간적으로 저를 믿어주고 인정해주고 북돋아주셨고, 제 노력은 승진과 연봉으로 보상받았어요.

집에서는 무슨 말만해도 눈총받누 처지 였지만

회사에서는 제 말을 경청하고 아이디어를 높이 사주셨어요.

 

아마도 그래서 제가 그렇게 일했던것 같아요.

결핍된 사랑과 인정을 일과 직장에서 찾은거죠.

건강이 상해서 결국 전업으로 있으면서도 늘 불안하고

남들은 브런치다 골프다 즐기러 다니는데 저는 그런것들이 전혀 즐겁지 않았어요.

요즘 내가 왜 이런가 생각해보니 제가 참 결핍이 많았네요.

이제는 그렇다고 인정할수 있게 된걸 보니

철이 조금 들려나봐요.

저혼자 섀도 복싱하며 너무 전투적으로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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