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애 두 명은 각자 복도 끝 자기들 방에
문 딱 닫고 들어가 앉아있고
(뭘 하는진 모르지만 공부를 안한다는 것은 확실)
집에만 오면 바로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서
말을 걸고 뭘 물어봐도 단답형으로 대답만 하는
남편하고는 한 공간에 한 순간도 있기 싫은데
거실 한복판과 티비를 그런 남편이 대자로 누워
커다란 방구 소리 부르륵부르륵 내며 차지하고 있으니...
한 시간 전엔 그래도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꾹 참고 밝은 목소리로 저녁 먹었으니 다같이
아파트 단지 한 바퀴라도 다같이 돌고오자고 했다가
모두에게 완벽하게 외면당하고
저 혼자 산책을 한참 하고 왔는데도
아직 10시밖에 안됐네요.
안방에 문닫고 불끄고 들어왔는데
이런 생활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요즘 매일 그런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혼자 살면 향 피우고 음악 듣고 넷플릭스도 보고
근처 쇼핑도 하고 혼자 산책해도 덜 외로울 것 같아요.
지금 다들 뭐하시나요?
전자책이나 보다가 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