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자주 가시는 분들은 아실거에요. 주말 오전에는 러닝크루들이며 중년, 노년 모임으로 북축산책로며 팔각정 오르는 길이 정말 붐비거든요. 북축산책로 목면산식당쪽에서 시작해 열심히 걷고 있는데 숨을 헐떡이는 소리가 계속 뒤쪽서 들린ㅡㄴ데 신경 안쓰고 걸었거든요. 팔각정까지 올라갈 생각으로요. 근데 어떤 할아버지가 숨차서 아줌마 못따라가겠다고 말을 거는 거에요. 그러더니 사탕 두개를 주기에 정중히 거절하다가 예의가 아닌거 같아서 받았어요. 그러니까 자기는 국립극장에서 장충단쪽으로 내려가니 같이 밥이나 먹자고 그러더라구요. 저보다 스무살 넘은 칠십대중반은 넘어 보이던데.. 그냥 아무 생각없이 저는 팔각정까지 올라갈 예정이라고 제가 하니 이동네 사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뇨, 전 반포에서 운동하러 왔다고 하니 자긴 논현동산다고 점심살테니 같이 가자고ㅠ 하 갑자기 너무 징그럽고 예의상 말대꾸 괜히 해줬나 싶어서 바로 달리기로 따돌려서 팔각정까지 단숨에 왔네요.. 누가 모른는 사람이 길물어 보는 경험외엔 이런 경험이 전혀 없어서 황당하기도 하고 얼마나 외로우면 그렇게 나이값도 못하고 그런 행동을 할까 싶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남편이랑 늙어서 잘 지내야 겠어요...노인분들 상대하시는 분들 정말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제가 너무 이런쪽에 예민한건가 싶기도 하고, 저도 외국기업다니는데 직장서 젊은 친구들 대할때 진짜 조심히 행동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참 여러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