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학생이된 아이 초등 1학년 친구엄마들 모임이예요. 5명이 모였구요. 한두달에 한번은 만나왔어요.
사는 동네가 학군지에 나름 주거 환경이 좋다보니 다들 안떠나고 계속 살고 있어요. 큰 변수가 없는한 그냥 노년까지 살것 같아요.
제가 돌아보니 전 이정도 만나는 관계이면 서로 속내를 좀 터놓아도 된다 생각하거든요. 가끔 고민도 얘기하고 애들 문제도 의논하고.
그런데 모임에서 두명이 남의 얘기를 잘 하는 편이예요. 그중 한명은 다른 사람 가정사와 비밀스러운 얘기까지 우리가 그들을 만날 일이 없어서인지 마치 연재하듯 얘기를 해요. 저는 남의 얘기가 듣기 싫어서 눈치껏 영화 얘기나 요즘 핫한 드라마, 아님 전시회 책 얘기로 화제를 돌리면 샐쭉해지며 자신은 사람 사는 얘기가 좋다고 하더군요.
그 얘기 듣다보면 이 사람이 내 얘기도 다른데서 이렇게 하겠구나 싶었어요. 그 생각이 든 후로는 제 가족들 흉될 얘기나 어려움은 일절 얘기 안하게 되고 다른 사람도 비슷한 생각인것 같고 점점 관계가 피상적이 되는 것 같네요. 그런데 그 사람의 얘길 들어보면 자기 가족 얘기는 일절 안하구요. 친정쪽 얘기도 안해요. 시댁이나 같은 학부형들 가정사얘기.
전 기억력이 나쁜 건지 남의 얘길 들어도 어디다 전할 정도로 잘 기억도 못하겠고 흥미도 없고 해서 남의 얘긴 잘 하지를 않는 편이예요. 그러니 내 얘기가 남들 심심풀이 땅콩이 될 꺼란 생각을 못하고 이런 저런 속내를 내놨었는데.
남 얘기 즐기는 사람은 자기처럼 다른 사람도 자기 얘기 이리 저리 내돌릴꺼란 생각에 일절 자기 얘길 안한다는 걸 알게됐네요.
제가 바보네요.
그런데 입만 열면 남 얘기 하는 사람은 어떤 심리인가요? 그 사람이 절대 심성이 못된 사람 아니고 나름 인정도 있고 그런데 이런 점이 있네요. 10년 넘게 만나니 그 언니가 나이 먹어 점점 더 한것 같아요.
남을 헐띁는 얘기라기 보다 남의 힘든 얘기 괴로운 얘기 뭐 기타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