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저 오지랍인가요

오늘 병원에 갔다 나오는데 여기 유리문이 엄청 무겁거든요.

뒤에 사람이 있는것 같아서 문을 잡아줬는데 뒷분이 문을 받아서 잡아주는게 아니고

핸드폰 하면서 아주 천천히 느릿느릿 마님처럼 나오더라구요.

순간 문을  놓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앞도 안보고 있기에 다칠까봐 계속 잡고 있었는데요

다 나와서 앞에 문잡고 서있는 저랑 눈이 마주쳤는데 잠시 빤히 보더니 그냥 가버리네요.

고맙다 이런것 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데요

찰나의 눈인사나 목례도 안하면서 빤히 보고 가는건 뭘까요?

 

며칠 전에는 아파트 1층에서 엘베를 기다리는데 이 엘베가 막 올라갔는지 누가 잡고 있는지

아무튼 한참을 안내려 오고 있었어요.

제가 1층에 도착했을때 젊은 남자 젊은 여자 어린애 한명이 있었는데 어린애 키가 딱 현관문의 

손잡이 높이에 얼굴이 닿는 정도였어요.

이 애가 계속 어느집 현관문에 얼굴을 대고 붙어서 문에다 글씨도 쓰고 발로 비비기도

하며 있는거에요. 

현관문이 두꺼운 철문이고 어린애가 얼굴 대고 있는줄도 모르고 문이 갑자기 열리면

특히나 얼굴도 둔탁한 손잡이에 다칠까봐 제가 얘야 문앞에 그렇게 있으면 다칠수 있어~

딱 한마디 했거든요.

그러자 저 맞은편에서 엘리베이터 기다리며 핸드폰 하던 여자가 애한테 가더니 저를

기분 나쁘게 쏘아보더라구요.   그러더니 갑자기 또 저쪽에서 핸드폰 하던 남자한테 가서

그러니까 애좀 보라니까 안보고 블라블라 ㅠㅠ

그러더니 그 애 엄마 같은 여자는 다시 저를 노려보더니 핸드폰을 또 하구요.

남편은 애 머리한번 쓰다듬는듯 하더니 역시나 핸드폰 

이때 바로 엘리베이터 와서 탔는데 

셋이 그동안 한번도 눈도 마주치지 않기에 가족이라고 전혀 생각 못했는데 저혼자 

남의 애 다칠까봐  애를 주시하고 있었던거에요.

 

최근 이런 일들이 자주 있는데 오늘 문 잡아 주다가 문득 제가 너무 오지랍인가

작은 친절 내지는 예절이라고 생각했던 행동들이 좋은 소리도 못듣고 잘못하면

오해만 살 일들 같아서 조금 속상하더라구요.

얼마전에는 버스에서 내리다 가방 떨어뜨려 당황해하는 할머니 도와드렸는데

제가 물건들 주섬주섬 주워서 가방에 넣어드리니 도움은 다 받으시고 나중에

제 손 뿌리치고 가더라구요?  

지인들에게 이야기를 하니 잘못해서 가방에 손 넣었다가 절도범으로 몰릴수 있으니

앞으로는 그런 친절은 베풀지 말라는데... ㅎㅎ

제가 웃는게 웃는게 아닌거 아시죠?

아이들에게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혼란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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