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서리풀 축제 갔다가 난데없이 주먹으로 얼굴을 맞았어요

토요일 오후에 집 근처에서 축제를 한다길래 가벼운 마음으로 구경이나 갈까하고 집을 나섰어요.

종합안내소에서 팜플릿을 받고 어디부터 갈까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청소년 남자아이가 고개를 돌리고 다른 쪽을 보며 걷다가 주먹으로 제 얼굴 왼쪽 광대뼈를 때렸어요.

저랑 키가 비슷한거 보니 초등 6학년~중학교 2학년 정도 되보였어요. 그아이가 앞을 안보고 고개를 돌린 채 주먹쥔 채 손을 쭉 뻗은 상태에서 걸으면서 누군가에게 아마 가족이겠죠? 뭐라고 외치다가 저를 못보고 쳤어요.

순간 퍽 소리가 나면서 눈앞에 별이 보이데요.

와~ 이게 무슨 날벼락 이지?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나오고 아이는 죄송합니다 사과하는데 그 아이 엄마랑 가족들이 오더라구요.

일단 바로 보이는 응급처치상황 부스에 가서 얼음팩 있는지 물어봤는데 없다고 뿌리는 파스밖에 없다고 하더라구요.

얼굴에 어떻게 뿌리는 파스를 뿌려요.ㅜㅜ

어떻하지 어떻하지 하고 있는데

제가 너무 아프다고 하니까 그아이 엄마가  "그정도는 아닌데..." 그러데요.

순간 너무 화가 나서 "직접 보신것도 아니고 직접 맞으신게 아니시잖아요. 진짜 아프다구요.

저는 축제 구경왔다가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요."

하고 말하니 그 다음부턴 더이상 말은 안하셨어요.

거울이 없어서 핸드폰 사진 기능으로 얼굴보니 광대뼈 부근이 빨갛더라구요.

병원을 가야하나 어떻하지 하고 있는데 그 아이 엄마가 병원가자고  걸어서 10분 거리에 정형외과 문연데 있다고 해서 일단 일어섰어요.

근데 처음보는 가족이랑 10분을 걸어 어색하게 병원을 가는게 내키지도 않고 또 그냥 축제 구경이고 뭐고 집에 가서 얼음찜질하면서 가라 앉히면 시간지나면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 

"병원은 됐고 저는 집에 가서 얼음찜질 해볼께요. 만약 자고 일어나서 내일 아무렇지도 않으면 연락 안드리고 혹시 멍이 들거나 계속 아프면 병원가볼께요. 전화번호 하나 주세요." 하고 그아이 엄마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연락처를 받고 돌아서는데 그아이 아빠가 갑자기 

"저기요. 제 아이 말로는 그쪽이 와서 그냥 부딪혔다고 합니다. 저희한테 연락하지 마세요. 경찰에 신고하시던지요"

하더라구요.

하....

"이보세요. 제가 집에가서 얼음찜질하고 괜찮으면 연락안드린다고 했거든요?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는데 이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뭐하러 애 주먹에 얼굴을 부딪히며 제 얼굴 다치게하겠어요?"

"아 그럼 그냥 넘어가세요. 정말 미안하게 됐구요. 아까 그 전화번호로  앞으로 절대 연락하지 마세요." 

이러고 그냥 가더라구요.

너무 황당하고 억울하고 눈물만 났어요.

일단 눈앞에 보이는 건물 화장실 가서 찬물 찜질하고 눈물 닦고 남편한테 전화하니 근처 정형외과 가서 진단서 부터 끊으라고 하더라구요.

어둑어둑해 지는데 토요일 저녁 6시에 문연 정형외과 있는지 울면서 찾고 전화해서 겨우 버스타고 20분 거리에 있는 정형외과 가서 상해 진단서 받았습니다.

상해진단서는 보험적용 안돼서 무려 135000원이 나오더라구요.

병원서 얼음팩 받아서 얼음찜질하며 집에 가고 집에서도 자기전까지 얼음팩하니 다행히 자고 났는데 멍은 안들었더라구요. 근데 왼쪽으로 뭘 씹거나 하면 아파요. 

아픈것도 아픈거지만 그 아이 아빠가 저한테 준 모욕이 더 마음이 아프고 힘드네요.

남편은 당장 월요일 반차쓰고 서초경찰서 진단서 들고 가서 신고하라고 하는데....

그냥 똥 밟았다고 치고 넘어가야 하는지 아님 진짜 신고해야 하는지 망설여 져요.

또다시 그가족 특히 그아이 아빠랑 마주치는 것도 싫고 경찰서 왔다갔다 하는것도 마음이 안내키구요.

근데 그냥 또 넘어가자니 너무 억울하구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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