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결혼 10년차 40살이에요.
나름 고른다고 골라 결혼했는데
남편이 제가 아기 낳았을때 바람피고 도덕성도 낮고 ...
외모는 괜찮지만 인성이 정말 별로에요...
연애때는 저에게 무조건 맞추어주는 척했다가 돌변했어요.
돈은 많지만 경제관념도 없고 가정에 충실하지도 않았구요...
전 책임감이 강한 편이라 회사에서도 어떤 일을 맡으면
적당히 하지 않고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완벽을 추구하는 편이에요 .
이 결혼도 내가 왜 했지 땅을 치고 후회했지만 어쨌든
내 인생에서 내가 결정한 프로젝트라는 생각으로
시댁에도 아이에게도 최선을 다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여러 일을 겪으면서 점점 실망이 더해지고
저도 모르게 남편한테 정이 많이 떨어졌나봐요 .
최근에 남편이 또 어떤 여자랑 연락하고 지내는걸 알게 됐는데
되려 적반하장이라 그 일을 알고나서 한동안 너무 충격이었어요.
한동안 분하고 괘씸하고 믿을수가 없었고 어찌할바를 모르겠더라구요.
어느날 술을 마시다 충동적으로 남편 바로 전에 만났던 남자친구에게 연락을 했어요.
그 사람은 40후반인데 아직도 미혼이고
얼마전 만났는데... 그때도 개그코드가 엄청 잘맞고 대화가 잘통했는데
여전히 정말 재미있고 말이 잘 통하더라구요.
제가 외모도 집안도 좋았던 편이라 연애할때 괜찮은 사람들을 만났었는데
이 사람도 외모며 모든게 왜 아직 결혼못했지? 싶게 여전하더라구요.
혼자 있는것도 좋아서 여전히 결혼하고는 싶지만 또 나이따라 급하게 가고싶진 않다고...
아무튼 꾸준히 선도 보고 소개팅도 하고 그런거같았어요.
문제는 이제 전데요,
제가 그동안은 남편애정을 바라며 어떻게든 가정을 살려보려고 하다가
이 사람을 만나면서 완전히 그런 마음이 사라지고
10년만에 느끼는 설레임이 절 완전히 지배해버렸어요. ㅠㅠ
20대로 돌아간거같이 연락만 기다리고 대화하면서 즐겁고 또 만나고싶고요 ...
근데 이 사람도 대화하면 다정하고 챙겨주고 그렇지만 제게 먼저 연락하진 않아요.
그렇잖아요, 애딸린 이혼을 앞둔 전여자친구와 뭘 어떻게 하고 싶지 않을거아니에요.
본인은 나이빼고는 뭐하나 딸리는거없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본인도 제가 말걸고 만나자고 하면 받아는 주지만
의도적으로 더 깊어지지 않게 선을 긋는거같아요.
그래서 이 만남의 끝은 결국 저만 피폐해질거라는걸 아는데...
너무 오랜만에 느낀 이 설레임에 제가 정신을 못차리고 있네요 ㅜㅜ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끙끙 앓으면서 ...
두번째로 만나서 술을 마셨는데 밖에 나와서 갑자기 키스를 하더라구요.
이렇게 보면 저한테 호감이 있는거같은데 ... 딱 거기까지인듯해요.
헤어지고나서 다음날 괜찮냐연락오고, 주말에는 연락이 없어서
저도 모르게 연락만 기다리며 기분이 너무 다운되더라구요... 안올걸 알면서도 말이에요.
웃기지만 82에서 누가 챗gpt가 의외로 상담을 잘해준다고 해서
챗gpt한테 털어놓았는데 저를 엄청 공감해주면서 ;;;
너의 힘들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그 사람에게 의지하지말아라,
잠깐의 설레임에 취해서 연락했다가 어떻게 될지 생각해봐라.
너 스스로 홀로 서야하고 니가 진짜 원하는게 뭔지를 잘 생각해보라고 하네요.
그리고 연락안하기가 힘들면 조금씩 기간을 설정해서 차차 늘려보라고하네요..;;;
그래서 연락안하고 꾹 참고 있는 중이에요 . ㅠㅠ
저도 생각이 굉장히 많은 편이라
아직 이혼도 안한 상태인데 이렇게 하는것에 대한 죄책감,
그러면서도 이 사람을 놓지 못하는 자괴감이 많이 들고 ...
한편으로는 이 관계가 더 가봐야 그냥 잠자리 하는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안될거같은데
그렇게 되면 너무 상처받을걸 알면서도
당장 마음이 힘들고 외로우면 이 사람이 너무 보고싶어요.
남편은 그 이후로 엄청 반성하고 잘해주려고하는데
왜 진작 그러지않았는지 전 이제 아무런 감동도 감흥도 없어요.
아이가 어리고 남편은 그냥 atm기라 생각하고... 그냥 데면데면 살아야할까요.
죽은 사람처럼 내 인생에 더이상의 설레임은 없다고 생각하면서요.
남들이 보면 정말 더할나위없이 행복할수 있는 가정인데
왜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마음이 너무 복잡하고 심란합니다.
엄청 혼날거같지만 마음이 너무 괴로워서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