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호칭 얘기가 나와서

예전에 아이 어린이집 다닐 때 걸어서 15분 차로는 2~3분 거리였어요. 날씨 좋을 때는 유모차로 다녔지만 춥거나 비오는 날은 차로 다녔고요.

같은 라인에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이 손주를 매일 데려다주는데 저희 아이 어린이집 근처 다른 어린이집이었고 매일 거의 비슷한 시간이라 자주 마주쳤어요.

엘레베이터에서 만나면 인사하다가 스몰토크 하는 사이가 됐죠.

저희 부모님보다 10살 이상 많아보였고 그 당시 제가 보기엔 일흔은 훨씬 넘어보였고 할머니가 다리도 불편하게 걸으셔서 여든 넘으셨나 싶기도 했어요. 저는 큰아이 초등에 막내가 늦둥이여서 마흔 극초반이었고 키 크고 밉지 않은 보통 외모. 그 아이는 막내 아들네 손주라 했고 아들 며느리는 저보다 젊었어요.

겨울 되니 제가 차로 가는 날이 여러번이 되고 자꾸 마주치니 몇 번 제 차로 같이 가게 됐어요. 너무 고마워하면서 은근 기다리기까지 하셨고 단지 내라 신호등 있는 외부도로도 아니고 별 생각없이 꽤 자주 다녔죠. 전 타인에게 거부감 없는 편이고 또래 아이 있으면 더 친밀해지기도 하고요.

 

어느날 비가 주적주적 오는 날 하원시간에 아이 태우는데 저쪽에서 아줌마~! 같이 가요! 아줌마~ 아줌마~ 큰 소리가 들려요. 절 부르는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그 아줌마가 바로 나였음. 비가 와서 걷기 힘드니 저희 어린이집 근처에서 절 기다린 거였는지 아이 태우는데 저쪽에서 손을 흔들며 아줌마~ 아줌마~ 이러며 절뚝절뚝 뛰어오시는데, 갑자기 기분이 확 나빠지면서 아줌마 호칭만 귀에 남는 거예요.ㅋㅋ 아줌마가 맞지만 보통 할머니들은 자식뻘 사람한테 그렇게 안 부르지 않나요?

그냥 그 뒤로는 슬슬 피해다녔어요. 호칭에 관심도 없었는데 그냥 기분이 안 좋았고 우리 엄마보다 열두살 이상 많아보이는 저 할머니는 왜 나한테 아줌마라 소리쳤을까 지금도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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