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제가 너무한건가요

재택업무를 하고 있어요

외식은 거의 않고 장봐다가 해먹고 있어요

친한 동네친구가 항상 불앞에서 고생많다고 말해요

남편이 작은 회사로 옮기면서 옆에 텃밭이 있어서 가끔

풋고추나 오이 호박 몇개씩 가져와요

그런데 이번 여름 엄청 더웠잖아요

애가 열이 많아서 에어컨을 자주  트는데

그거 가지고 뭐라하고 눈치를 주니 싸우기도 하고

적당히 눈치껏 틀고 뭐 그렇게 지냈어요

그런데 어느날 껍찔채 옥수수를 한가마니 가져온거에요

쪄달라고요

집앞에 옥수수 찌는 가게가 있는데 가끔 사다 먹어요

단지내 요일장이 서니 거기서도 사먹을수 있고요

저는 집밥좀 해먹는 사람이지만 옥수수 쪄본적없고

어떻게 찌는지 모르겠고 사실 더운 한여름에 옥수수 찌고싶지도 않구요

갱년기에 열조절도 안돼서 가뜩이나 열이 확확 올라오는데 일하기도 바쁜 사람한테 옥수수 쪄달라고 하니

일감 하나 더 던져준거 같아 서운한 맘이 더 컸던거 같아요

그래서 찌는 법도 모르고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했더니

엄청 화를 내면서 유튜브에서라도 배워서 찌면 되지

해줄 마음이 없으니 그러는고라고 막 뭐라고 하길래

그렇게 먹고싶으면 당신이 좀 배워서 찌면 안되냐고

했더니 쪄주기 싫으면 갖다 버리면 된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건 좀 아닌거 같아 일단 내일 일하면서 좀 

생각해봐야겠다 (배워서 조금이라도 일단 쪄볼지 누굴 

좀 나눠줄지)  했더니 그다음날 아침 없어져버렸더라구요

그렇게 일단락이 되었는데 오늘아침 갑자기 또 그 얘기를 꺼내면서 저한테 너무 서운하다고 하는거에요

저는 일하는 아내 외식도 안하고 항상 장봐서 밥해먹고 취미 여가생활도 없이 동동거리고 사는 늙어가는 아내에게 일감 하나 더 던져주는 남편에게 더 서운한데 그냥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또 화두를 꺼내니 참 ..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아예 사골을 끓이게 하지 그러냐고.

참 갑자기 생각난건데 제가 몸이 부실한편인데 매년 김장을 담구고 며칠 앓거든요

애들은 엄마 고생한다고 그냥 사먹자고도 하고요

저도 언제까지 해야하나  사먹어야겠다 생각하고 있는데

지난 겨울 남편이 하는말이 어머니가 힘들어서 이제 김장을 못담그시니 (시어머니가 시누이와 동서네 김치를 담궈주셨음)  이제부터 저보고 김장을 담궈서 보내드리재요

몸도 부실한 갱년기 일하는 아내에게 뭔 김장을 담궈 보내드리자고 하는지 한판 싸우고 제가 요즘은 다 사서 먹는다 해서 사서 보내드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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