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아이가 어디선가 도를 닦아 온 것 같아요

아들이 굉장히 성공지향적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군대 전역하기까지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이었는데, 전역 후 복학을 하고 나서 극단적인 성공지향으로 변했어요.

 

목표가 확실했고

너무 열심히 해서 저러다가 어디 병이라도 나는 것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였어요.

이지영 강사처럼 병이 났는데도 진통제만 먹고 버티다 위험할 뻔도 했고, 그러다가 자기 혼자 정신과에 가서 진료를 받기도 했어요.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은 다 이런 시기를 겼었다고

자신을 너무 혹사하는 것 같아서 내심 걱정을 했습니다.

하던 일에 고비를 겪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어요. 

 

제가 최근에 남편과 싸우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준 것 같아 그게 너무 미안해서 아들과 긴 대화를 했어요.

 

그런데 대화 도중 문득문득 법륜스님의 느낌이 났어요. 아들이 뭔지 모르게 변한 거죠.

 

아들이 한 말은,

아빠와 엄마의 냉전(?)을 지켜보면서 든 생각은

엄마가 지금 엄마의 일로 번아웃이 온 것 같다. 그런데 엄마 자신은 그걸 모르고 아빠에게 공격을 한다는 것. 한 마디로 엄마의 짐이 너무 무거워서이다.

(맞벌이이고 돈은 제가 남편보다 조금 더 벌어요. 남편도 고수익자이긴 합니다.)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되고, 문제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으니 엄마가 마음만 달리 먹으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된다.

 

이 좋은 세상에서 왜 그리 힘들게 살 필요 있는가, 우리 모두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돈에 너무 얽메이지 말고, 일을 즐겼으면 좋겠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들은 돈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돈은 자기가 한 일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하고 달려왔거든요. 그래서 덩달아 돈개념없는 나까지도 돈돈하게 되었는데요 ㅋㅋㅋ)

 

그래서 혹시 너 법륜스님 아냐고 물으니까 모른대요.

가끔 자기 전에 아무 거나 불교 방송 틀어놓고 들으면서 잘 때는 있대요.

 

아이가 하던 일이 잘 안돼서 무척 힘들었고 그 고비를 넘기는 도중에 어느 날 갑자기 하나의 깨달음으로 자기가 변했대요.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다라는 것.

즉 세상의 모든 것은 내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어느 날 왔고

그날 이후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대요.

그래서 이젠 더이상 자기 자신을 닦달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고, 그저 흐르는 대로 즐겁게 사는 게 좋대요.

 

제가 그동안 수많은 불교책을 읽으면서 얻지 못한 것을 아이에게 들으니 기분이 묘했어요.

덕분에 제 마음도 편해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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