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이고 전업이에요
다들 그러시겠지만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살고있어요. 아이들 남편 먹거리부터 신경쓰고 양부모님 병원 부터 이것저것 집안 대소사 챙기고
남편에겐 좋은 아내
아이들에겐 좋은 엄마
시댁엔 요즘 보기드문 좋은 며느리
친정에겐 더없는 효녀
네 그게 제 자리에요
모두에게 인정받고,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경제적인 보상도 받고있고요
학창시절 알아서 공부하는 타입이라 부모님 큰 속 썩히지않았고
당시엔 대학생들이 가장 다니고 싶다는 외국계기업에서 (지금은 아니지만) 나름 인정받다가 남편만나 결혼후 바로 전업해요
아이둘 낳고 키우느라 정신없었고 힘들었지만 수년간은 애들보는맛에 딴 생각 못하고 살았고요
큰 어려움없이 학창시절보내고 결혼해 가정이루고
부촌에 살고 비싼 차에서 내리고 백화점 vip라운지에서 차 마시고, 남편 자상해 시부모님 자상해 친정부모님 자상해 돈도 있어....남들은 절 부러워할수도 있을거 같아요
그런데 진심으로 한번씩 자괴감이 들어요
단순히 직업이 없다는 것에 대한 자괴감일까 싶었는데
그렇다고 누가 저보고 그 급여받고 일해볼래 하면 절레절레 할테죠
그냥 배부른 투정이겠지 스스로 다독이다가도
어디에 뭐가 좋다는데 어디 가자, 뭐 사러가자, 피부과가자 주변 지인들의 해맑은 얼굴을 보자면
나도 차라리 저렇게 해맑고 싶다 진심으로 부러워요
잡념이 들고 자존감 떨어질때마다 집밖을 나가 무조건 운동하고 차끌고 나가 이거저거 처리하면(아시죠 원래 전업이 제대로 하려면 진짜 힘들어요 어제도 아이랑 씨름하다가 친정엄마 병원 투어하다가 오니 하루가 다갔어요)
피곤해서 아무생각없이 골아떨어지죠
죄송하지만 걱정이 없으니 그런거야 팔자좋네 하며 불편하신분들은 그냥 지나치셨음 좋겠고요
저랑 비슷한 분들이 82에는 있을거 같아서 익명이니 털어놓아봅니다. 남들은 제가 이런생각하는지 모를거에요. 밖에선 저도 항상 친절하고 해맑거든요....
식구들의 칭찬, 경제적인 보상 이런 걸로도 채워지지 않는 자존감 하락을 어떻게 견디시는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