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재기하다, 퐁퐁남...

트렌드에 민감한, 커뮤니티를 종종 들여다보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아래 따님이 재기하다 라는 표현을 쓰셨다면, 이건 99% 딸 잘못, 혹은 따님이 여초 커뮤니티에서 잘못 배운 것입니다. 요즘 대학생 나이라면 '다시 극복하고 일어서 성공하다'라는 뜻으로 재기하다 라는 말을 떠올리기 쉽지 않습니다. 

 

그 글에 묻어서 저도 하나 말씀드려요.

 

저희 회사 남자상사가 얼마전 중학생 딸하고 나눈 얘기를 하면서 '퐁퐁남'을 언급하셨어요.  아이는 퐁퐁남이 '결혼해서 아내를 지나치게 위하느라 매일 같이 설거지하는 다소 불쌍한 남편' 정도로 알고 있고, "그러니까 아빠도 퐁퐁남이다"고 말했다나 봐요. 아마 아이 엄마나 주변에서 그렇게 설명해준거 같아요. 저도 초딩 아이가 물어봤을 때 자세히 말하기 뭣해니, 설거지 하는 남자 놀리는 건데 안좋은 말이니 쓰지 말라 말했거든요. 간부님도 퐁퐁남에 대해서는 처음 들으셔서 그렇게만 알고 계신데, 제가 (업무상으로도 관련이 있으니) 그 표현의 유래와 뜻을 자세히 설명해 드렸어요. 

 

결혼 전 문란하게 놀던 여자가 순진하고 능력 있는 남자 만나서 편히 살게 되면... 그걸 남자가 설거지당했다는 아주 저급한 뉘앙스로 시작한 단어라고. 그러자 상사도 깜짝 놀라더군요. 얼마 전 다른 가벼운 비즈니스 미팅에서 다른 분들과도 같은 이야기(딸이 퐁퐁남 얘기 한거)를 했었는데 그래서 다들 그렇게 표정이 안좋았던 거냐고, 다른 사람이 황급히 화제를 돌리더라며 아연실색하시더군요.

 

평소 상사분의 성품이나 언행이 가벼운 사람이 아니라 아마 같이 있던 분들도 실수구나 생각하셨을 것 같긴 한데... 요즘은 너무 이상한 말도 자꾸 생기고, 그걸 잘못 사용하면 큰 실례나 무례를 범할 수 있어요. 그걸 일일이 다 따라가며 배울 수도 없고요, 그렇다고 이미 일이 벌어진 뒤에 몰랐다고 하기에도 매우 곤란해지죠. 이런 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들의 이해의 간극도 너무 크고요. 저희 남편의 경우는 연구직인데... 재기하다도, 퐁퐁남도 전혀 몰라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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