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친정은 딸 둘이고요, 아버지 돌아가시고 사시던 집을 33억에 팔았어요.
다른 자산은 별로 없지만 아버지가 20년인가 전에 제 명의로 송파에 작은 아파트를 사 놓으셨는데 그 중 1/3은 제가 알바해서 모은 돈이었어요. 전세끼고 한 1억 5천? 그렇게 샀던 것 같아요. 돌아가시기 전에 그 집 1/3은 이미 얘 돈이니 나머지는 너희 둘이 나눠 가져라 하셨어요. 그 집은 처음부터 전세를 끼고 산 집이고 지금도 전세로 돌리고 있어요.
유산 정리하고 세금 내고 보니 저, 언니, 엄마 각각 9억정도 현금이 나오길래요. 결혼 20년 지난 언니 아직도 집이 없어서 아버지가 늘 걱정하셨는데 이번에 집 사라고 현금 몰이 해주자고요 제가 제안했어요. 제 명의 아파트 언니가 지분 포기하면 그만큼 현금 언니한테 준다고 했더니 바로 그러더라고요. 그 집이 오늘 시세 18억이니까 1/3이면 6억이다. 그래서 오케이, 그럼 난 6억 포기하고 나머지 3억만 받겠다고요.
언니는 15억을 받고 신축 아파트 청약 당첨 되어서 올 겨울에 입주하게 되었어요. 눈물이 나게 기뻤어요. 아버지가 얼마나 기뻐하셨을까요. 그런데 그 집이 아직 입주도 안 했는데 매일 집값이 오르네요. 제가 일부러 알아 보는 것도 아닌데 오늘 들은 얘기로는 거의 두배로 올랐다고 해요. 처음으로 남편한테 그간의 얘기를 자세히 하면서 우리 언니가 이렇게 부자가 되었다고 너무 기쁘다고 했더니, 처음 보는 ?씹은 표정으로 그러더라고요. 바보 아니냐고. 전세끼고 산집을 시세로 쳐서 6억을 양보했다니. 그 값을 부르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이나 너무 실망이라고요. 저희 이모도 그 얘기 듣고 세금 생각은 안 하냐고 시세가 18억이면 세금 때면 16억 정도였을 걸 왜 6억이나 줬나고 아무리 문과라서 산수를 못한다지만 쯧쯧쯧.
혼란스럽네요. 언니는 제가 양보한 6억이 큰 도움이 되어서 드디어 집을 사게 되었어요. 새로 이사가는 집에 가구도 다 새로 들여 놓는다고 들떠 있어요. 그럼 된 거 아닌가요. 남편은 우리도 빠듯한데, 현금 9억이 있었으면 아이 사립고등학교도 보냈을텐데, 평소의 오지랍 최고로 떨었다고 저보고 바보라고 하네요. 세상에 그런 셈이 어딨냐고요. 제가 잘못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