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처서부터 가을 준비한 우리 강아지 …

우리 강아지는 털이 많이 빠지는 녀석입니다

사시사철 털이 빠지는

시고르자브 누렁이에요

 

나도 강아지를

내 온힘으로 키운 게 첨이라서

하염없이 빠지는 털을 어찌할지 몰라

그냥 코로 마시고

입으로 먹고

눈에 붙이다 결막염 오고 막 그러면서

3살이 되었는데요

1살까지 실외살 때도

털빠짐이 엄청났는데

그동안 오메가 3도 1년 먹이고

영양에 신경을 썼지만 속수무책이더군요

올 봄 3살이 되면서...

"우리 강아지는 털쟁이 그것도 심한 털쟁이" 라눈 사실을 인정!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빠지는 죽은 털을 미리미리 빗겨주는데

총력을 기울여 봤어요

 

고기 먹이면서 적응시켜

브러시, 퍼미네이터, 스톤으로 매일 아침

털을 빗겨도 잘 하더라구요

이 때부터 털이 날리진 않더라구요

더이상 눈병도 안 걸렸구요

 

여름엔 투툼한 목덜미 털들이

퍼미네이터로 쭉쭉 빨리듯 나와

덕분에 우리 강아지가

시원하게 여름을 보낸듯해요

아니 아직 여름이네요

더워요...

 

그런데 ......

이 녀석

8월 말 처서 쯤부터

털이 평소보다 현저히 덜 빠짐과 동시에

목덜미와 엉덩이 털이

조금씩 덥수룩해 지고 있어요 ..;;;;;;;

가을이 올 거라 믿었는데

다가올 가을과 겨울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날씨에 사기 당한 우리 강아지 ...

 

한여름 삼복더위에도

밥그릇을 싹싹 비웠는데

9월 들어서

산책 나가면 아침부터 더워서 헥헥하고

(아이스스카프도 8월말에 정리해 넣었거든요)

집에 와서 밥 주면

좀 먹다가 공달라고 해서

공놀이 더 하다가 먹고 또 남겼다가

먹고 이래요...

 

목덜미와 엉덩이에 두툼해지는 털은

여름처럼 죽은 털이 없으니

퍼미네이터 써도 안 빠지니까

많이 덥고 힘들겠죠...

 

사람만 날씨에 사기당한 거

아닌가 봐요

내일부터는 제발 찬바람 좀 불어와서

가을이 시원하고 즐거운

우리 강아지 목덜미에

새로 산 오렌지체크 스카프를

매주고 싶네요!

 

옷 사주면 화내지만

세일할 때 새로 장만한

아기토끼 무늬가 있는 초록색 패딩도

빨리 입히고 싶어요.

 

우리 강아지만큼

나도

사랑스러운 우리 강아지의

가을과 겨울을

미리 준비하고 있는데 ..

 

가을은 대체 언제 오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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