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어릴때 맞고 자라신분들..

49세, 1녀1남중 장녀, 아들하나둔 명절뒤끝 출근한 나른한 직장인입니다.

 

어릴때 엄마한테 지겹게 맞고자랐어요. 남동생잘못 내잘못, 뭔지 모르겠지만 예상치못한 내잘못.

동생은 빌고 도망가서 때릴수가 없었는데

엄마말론 저는 고집이 세서 빌지도 않고 더 화를 돋궈 때릴수밖에 없었대요.

저는 속으로 내가 크면 꼭 복수한다고^^ 다짐하면서 맞아냈던 기억이 있어요.

 

결혼하면서 다행히 물리적으로 친정이랑 멀어지면서 엄마랑 더 애틋해지고 그리워할수 있게 되었어요. 아이 낳고는 자박자박 걸어다니는 아이를 보자니 그때의 어린내가 너무 불쌍하고 가여워서 아니 저렇게 예쁘고 작고 여린아이를 엄마는 어떻게 때릴생각이 들었냐고 지금으로 치면 아동학대니 사과하라고 해서 사과 비슷한것도 받아냈어요.  곱씹으면 엄마 변명이었지만요.

어쨌든 그때의 팍팍했던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보는걸로 저혼자 정리가 되는줄 알았어요.

 

아.. 그런데 어제 친정에서 남편이랑 엄마랑 밥 잘먹고 바람도 잘쐬고 기분좋게 잘 놀다가 엄마가 저 기차역에 데려다주는길에 아주 재미있는 얘기해주듯이..  얘가 시장따라나오는걸 좋아해서 귀찮아서 들어가라고 바가지로 머리를 때렸는데 바가지가 깨졌다. 매를 들면 애가 울고불고 하니 옆집 애기엄마가 와서 말려주고는 했는데 너무 미워서 문을 잠그고 때렸더라는 얘기를 하는거예요.

그전에는 그 상황은 전혀 내 기억에 없었는데

순간 그 공포스러운 상황, 사람들앞에서 난감함 부끄러움이 고스란히 기억이 나면서 어린내가 불쌍해서 견딜수가 없고 엄마도 더이상 보고싶지 않아졌어요. 엄마도 실수했다 싶었는지 급하게 장난처럼 그래서 미안했어~라고 마무리를 하긴했는데 내가 표정관리가 안되고 사과하라는 말도 하기 싫고 그냥 마음을 닫고싶어져 버린거죠..  올라오는 기차에서 엄마 전화를 받으니 그냥 눈치보는지 조심해서 잘 올라가라 뭐랑 뭐랑 더 챙겨넣어줄껄~ 하셔서 기계적으로 엄마 맛있는거 많이 먹고 배부르게 잘 올라갈께 하고 인사통화끝내긴했는데

 

닫혀버린 내 마음이 너무 속상하네요. 내마음을 다시 다독여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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