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 왔어"
명씨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 당시에도 김영선 전 의원의 창원의창 공천 배제 사실을 사전에 알고, 김해갑으로 지역구 변경을 주도했던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또 다른 음성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지난 2월18일 오후 9시38분 E씨와의 통화에서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 왔어"라며 "그러니까 빨리 기사, 빨리 내 갖고 빨리 확인하고. 그 기사를 여사한테 줘야 돼요. 나한테 빨리 보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자 김 전 의원이 당시 지역구인 창원의창을 떠나 김해갑에서 출마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가 예정된 날짜(2월19일)보다 하루 앞당겨 18일 오후 언론에 전해졌습니다. 18일 오후 10시27분을 기점으로 7개 매체에서 '김영선, 김해갑 출마 선언'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험지 출마 명분을 내세우고도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했습니다. 한동훈 비대위라는 강력한 허들에 막힌 겁니다.
명씨는 이 사실 또한 사전에 알고 있었습니다. 명씨는 2월26일 오전 11시4분 E씨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김영선이 컷오프요. 끝난 지 오래됐어"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명씨와 김 전 의원은 2월29일 개혁신당의 이준석(B) 의원, A 의원과 지리산 칠불사에서 만나 개혁신당 비례대표 앞순번을 요구하며 '김건희 공천 개입' 폭로를 논의했습니다.
뒤바뀐 주종관계…"막말 일삼아도 김영선 감내"
김 전 의원은 명씨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던 걸로 보입니다. 앞서 김 전 의원실은 '김해갑 출마 선언' 보도자료 배포 과정에서 조해진 전 의원실로부터 항의를 받았습니다. 보도자료에 담긴 "한 달 전부터 조해진 의원에게 김해 동반 출마를 권유했다"는 대목 때문이었습니다. E씨는 2월19일 오전 9시32분 전화로 김 전 의원에게 해당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돌아온 김 전 의원의 답은 "명(태균) 본부장한테 얘기를 해"였습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들은, 두 사람이 뒤바뀐 주종관계에 가까웠다고 증언했습니다. E씨는 "김 의원이 우리 의원실에는 국회의원이 둘이라고 했다. 김영선과 명태균"이라며 "공무원과 함께 회의하는 자리에서도 헤드(상석)에 명태균이 앉고, 김영선 의원은 옆자리에 앉았다"고 했습니다. D씨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명씨가 김 전 의원에게 쌍욕을 비롯해 막말을 해서 쇼킹했다"면서 "김 전 의원은 아무 말도 못하고 그걸 감내했다. 주종관계 이상으로 보였다"고 했습니다. D씨는 명씨 힘의 배경으로 "대통령, 특히 여사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공천마저 좌지우지하는 실세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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