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시어머니에게 당한 기분

분명 올해 차례는 사과, 배만 올려놓고

간단히 지낸다고 하셨어요.

어머님 손이 계속 붓고 통증이 심해 반깁스 하시고

고생하신지 한 달 넘었거든요.

아버님께 도저히 올해는 못 차리겠다고 반기 드셨다고.

저에게도 음식 준비 하나도 해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남편도 엄마 손이 그렇게 아픈데 잘 되었다며 좋아했고

저와 의논해서 추석 전날 시누이 가족과 부모님 모시고

비싼 한정식 집에서 식사하기로 했어요.

 

차례는 제대로 못 지내도 

차례상 장 보는 값으로 좋은데서 맛있는거 먹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 초대한거예요 

 

그래서 월욜에 예약한 식당에서 밥 맛있게 먹고

시누이 생일이 일주일 후라 겸사겸사 케이크까지 준비해

깜짝 선물과 함께 촛불 불고 시부모님 명절 용돈 드리고

저희 집으로 자리 옮겨 송편과 차 마시며

다들 놀다 가셨거든요?

 

할꺼 다 했으니 편한 마음으로 시부모님 연휴에 드시라고

새우전과 잡채는 만들고 홍어무침은 사서

외식 다음날인 추석 당일 새벽에 차례 드리러 갔는데

차례상이 풀세팅으로 차려져 있네요???

 

손 아파서 쩔쩔 매시던 어머님이 혼자 다 준비하신거예요.

전은 시장에서 모듬전 한 팩 사셨지만

산적 고기, 나물이며 국, 생선찜등 나머지는

전부 직접 장만하신거.

 

당황스럽더라구요.

여태 제사준비 어머님과 음식 나눠서 잘 준비해왔는데

거짓말까지 하시며 굳이 왜??? 싶었고

저희 입장에선 어차피 명절음식 다 먹고

여느때와 다름 없는 명절 보내는건데

50만원 가까이 밥값 써가며 거의 같은 메뉴의 외식을

왜 한거지 싶더라구요 

어차피 다음날 또 얼굴 보고 똑같은 음식 먹을건데.

 

당황스럽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니

며느리 힘들까봐 그랬다고 하시는데

전혀 이해가 되질 않아요.

 

아버님과 남편이 술 올리고 차례 지내는 동안

뒤에 서서 저더러 이렇게 차리니 얼마나 보기 좋으냐

하시며 몹시 뿌듯해하시는데 뭐라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다가 왔어요.

 

어머님이 아버님을 너무 좋아하시고

인정욕구가 엄청나게 강한 분인건 알고 있는데

아버님에게 중요한 제사를 아픈 몸으로 혼자서라도

차려내서 뿌듯하시다는건가.

 

아무리 그래도 아들 부부에게 거짓말 하셔서

의미없이 거한 외식 한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몹시 혼란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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