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엄마가 친정으로 들어가 살면서
엄마는 나가서 돈을 벌었고, 생활비를 친정에 보태줬고
대신 외할머니 집에 저와 오빠를 크게했죠.
아버지 없는 아이라는 생각에 유독 저만 학대를 받았어요.
오빠는 남자라고 엄청 대접받고 자랐고요.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작은 이모는 공부를 가르친다며
그 두꺼운 동아전과로 내 머리를 내려치기까지 했어요.
사촌들 중에서 저만 왕따를 시키고 저만 미워했었죠.
이모 말을 잘 듣는 외숙모는 이모 따라서 저만 홀대를 했어요.
제가 결혼을 하고 친정 식구들을 크게 많이 도왔었거든요.
근데 그들의 태도에 실망을 해서 연락을 끊었고
이번 명절에 연락이 되어서 20년만에 저희집에 대대적으로 모였어요.
나를 동네북처럼 손찌검하던 큰이모는 자살했고
작은 이모는 까탈스러운 성격이라 미혼으로 백발 노인이 되어 있었고
외숙모도 몰라볼 정도로 노파가 되어 있었는데
저를 보더니 울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눈물이 나지도 않았고 아직도 마음이 열리지 않았더군요.
사촌들은 나름 잘살고 있었지만
저희 남편이 그 당시에 S대를 나와서 다들 대단하다고
인식했던 분위기가 기저에 깔려있어
지금도 모두가 심리적으로 저희를 의지하고 있는지라
저는 제일 큰 맏이로서 장소도 음식도 다 준비했어요.
저희보다 자산이 더 많은 사촌들은 어릴 때 저보다
훨씬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지만 노쇠하고 벌이가 없는
이모와 숙모에게 용돈 한 푼 안 주더군요.
학대받던 저만 백만원 드렸어요.
단체 외식비도 저희가 냈고 다들 즐거워했어요.
저는 속으로 '제일 미워하던 조카만 용돈을 주지?
그러게 나 좀 예뻐해주지..' 했답니다.
간만에 모임을 하면서 지나간 일 다 잊고
잘 지내보자고 했지만 어릴 때 상처가 너무 컸나봐요.
쉽게 마음이 열리지가 않는 걸 보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