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가 이년전 돌아가셨어요. 생전에도 가정에 그리 충실하지 않고 한량스러우셨죠. 말단 공무원 이셨는데 적은 월급은 거의 바깥에 써버리고 가정은 시어머니께서 꾸려오셨어요. 이것저것 하시다가 대리점을 맡으셨고 성과가 좋아 아직도 잘 운영하고 계시고요. 아무튼 그런 시아버지는 웃기게도 제사는 엄청 챙기시더라구요. 일년에 여덟번인가 그랬는데 시어머니는 묵묵히 따라주시다가 시아버지께서 돌아가신후에 제사를 한번으로 합치더니 작년부터 제사 음식도 가게에서 맞처서 지내고 계세요. 올해 추석이라고 다 모였는데 배달되어온 차롓상을 보고 원래부터 불만이었던 작은 시아버지께서 뭐 이런걸 사냐고, 제사는 정성인데 이러면서 궁시렁 궁시렁..... 부엌에서 들어오던 시어머니가 무심한 표정으로 원래 사먹는거 좋아하던 양반이라 더 좋아할거라고. 시작은 아버지 얼굴 벌개지고 시작은 엄마는 좋아하시고. 차례 지내고 과일 깎는데 시어머니가 나는 차례와 제사는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작은 아버지가 가져 가실려냐고 물었더니 더 놀란 작은 어머니가 형님 아까 일때문에 그러시냐며 잘못했다고 남편이 몰라서 그런다고 막 눈흘기면서 얘기하는데 와중에 작은 아버지는 묵묵부답.
시어머니가 그러면 안가져가는걸로 알고 다음부턴 성당에 연미사 넣겠다고 하셔서 분위기 엄청 가라앉았는데 시어머니께서 이제 그만 가시라고 등떠밀어서 집에 왔어요. 오는중에 남편은 어머니께서 왜 저러시는지 모르겠다고 진짜 미사만 드릴거면 본인이 한마디 하겠다고 나서네요. 에효 인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