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시아버지의 전화를 받았어요.

몸이 살짝 아픈 며느리입니다. 

사지는 멀쩡한데 속이 부실해요. 겉으로 보면 멀쩡하죠. 하지만 관리해야하고 갑자기 응급실 가기도 해요. (일년에 한번 정도) 병명이 있어서 환자 취급 받긴 합니다.

 

이번 명절 오지 말라셨어요. 코로나 유행이고 응급실 상황 안좋다고. 니네 식구 다 오지 말라셨지만 남편과 아이는 가기로 했어요. 

 

좀전에 아버님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아침먹었냐. 밥을 먹은거냐. 집에 먹을껀 있냐. 찬밥 먹지말고 따신 밥 먹어라. 넌 아픈사람이니 항시 조심해야한다. 절대 무리하지 말고 쉬어라. 너 명절에 맛있는것도 못먹고 혼자 외로워서 어쩌냐...

 

애 있는 엄마는 아파도 안되고 죽어도 안된다고. 무조건 니건강이 우선이고 너만 생각하라고... 먹고 싶은거 다 시켜먹어라.. 근데 고기 넘 많이 먹지말고 커피랑 콜라는 먹지말라고. 커피 콜라 먹고 싶음 사이다 먹으라고. 시커먼 커피나 콜라보다 사이다가 몸에 좋다고...

 

갑자기 눈물이 났어요. 말씀도 별로 없으시고 무뚝뚝하고 투박한 분이 제가 아픈 이후로 전화도 자주 주시고 너가 우리집 중심이고 기둥이다. 너가 쓰러지면 큰일난다며 제 건강에 엄청난 관심을 가져주시고... 

 

제 나이가 중년을 넘어서 애들은 다 컸고. 

시부모님은 80중반이신데 아픈 며느리  커피와 콜라를 먹지말라는 잔소리에 주책맞게 눈물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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