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시가에서 계란때문에 동그랑땡 만들려다 그냥 집에 왔어요. 기분좋게 어머니랑 장보고 오늘 산 계란을 정리하는데, 냉장고에 5월 11일이라고 찍힌 계란 세알이 있었어요. (참고로 오늘 산 계란은 9월 11일)
오늘 산 계란을 동그랑땡 하려고 건네 드렸는데, 다시 주시더니 5월 11일 계란 세알을 그릇에 깨뜨리시는 거예요. 기함해서 어머니께 계란 오래된거라고 말씀드리고, 오늘 산 계란으로 동그랑땡 하자고 했어요.
노른자가 안깨지면 멀쩡한거라고 하시는데, 한개는 노른자가 깨졌어요. (껍질 안쪽에도 난황이 묻은걸 보니 안신선한듯해요.) 그럼 그거 계란 후라이해서 제가 먹겠다고 했어요. (실은 저도 오래된 계란 후라이 안먹죠. 하지만 버리자고 하면 화내실것 같아서.)
아이한테는 오늘 산 계란으로 전부쳐서 먹이자고 했는데, 어머니는 버럭하시면서 '그럼 넌 먹지 말아라!' 하셔요.
워낙 직설적이시고 호탕하신 분이라 어머니 이런 말투에 악의는 없어서 그러려니해요.
어머니께 4개월 넘은 계란 한알에 200원도 안하는거 아낀다고 좋은 동그랑땡 반죽에 쓰실거냐고 했어요. 어머니는 새계란도 같이 깨뜨려서 섞으면서 화내시길래 그럼 우린 안먹겠다고 집에 가서 밥먹는다고 인사하고 그냥 나왔어요.
오늘 저녁에 함께 외식하러 가기로 했는데, 얼굴보기 민망하네요. 어찌어찌 좋게 해결하겠지만, 제가 궁금한건 계란 소비기한은 언제 까지인가요? 제가 너무 오바하는건지 아님 저희 어머니께서 소비기한에 너무 관대하신건지요. 혹시 오래된 계란 먹고 탈이 날일은 없는지도 궁금하네요. (여기 82님들은 나 이렇게까지 오래된 계란 혹은 음식을 먹어봤다 같은 이야기도 공유해주심 어머니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