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되신 엄마와 살아요
명절만 되면 난리가 나요
생도라지 까기, 마른 고사리 불려서 삶기, 갈비 재우기..
그나마 올케랑 몇년간 다투어서 제사음식은 올케가 인터넷에 맞춰서 당일날 동생네는 왔다가는 정했는데,
본인 손으로 오래해오던 일에 대한 부심 ㅠ
본인이 못하면 포기하면 되지,
굳이 제 손을 빌려하려다보니 다툼이 끊이지않아요
9년째 일년에 서너번씩
힘들고 지쳐서 이번에는 조용히 넘어갔으면 해서,
조용조용 공손히~
지냈어요
외출도 자제하고
언제 사왔는지 도라지를 까고 있더군요
고사리야 뜨물 부어 불리는 거니,
가다가다 뒤집어 줬고,
오전에 키위 까고 끈적한 손과 칼을 씻으려고 개수대에 가니, 엄마가 찻숟가락이 안 보인다고 서성이길래,"거기 있네요" 했는데, 제 목청이 좀 커요
말 없이 있다가 필터에 거르지도 못하고 나간 큰 소리가 도화선이 되어 싸웠어요
아버지 돌아가시고 혼자된 엄마와 합가 했는데,
이럴 때마다 후회돼요.
괜히 합가해서 직장도 못나가 백수되고,
이제와서 분가하려니
곧 해산할 딸도 걸리고
노후자금도 걸리고
혼자 네이버 부동산에 원룸전세 검색해봤네요
싸우고 매번 본인 혈압 들먹이는 것도 지겹고,
9년을 편하게 살았으니 고맙기도 하지만
그동안 마음고생도 많았어요
60된 지금 독립하자니 생활비도 걱정되고,
그러네요
하소연할 친구도 가족도 없어서 랜선친정인 82에 주절거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