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평화로운 추석

속풀이예요. 좀 길어질수도있어요.

형제 많은집 맏며느리 60이 내일모레 입니다.  

어머님이 15년전  제사3 명절 차례2 가져가라  하셔서 멋모르고 가져와서 지내다 코로나로 중단하고 지금은 우리식구끼리 간소히 지내기로 했어요.  

 

결혼하고 처음 시댁에서 제사 지낼때 음식준비 마치고  절 하려고 제사상 앞에 서니까   어머님이 제지하며 우리집은 며느리들은 절 안하니까 부엌에만 있으라고...  30년내내 절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요. 

오로지 장봐다 음식만들고 차리고 치우고만 했어요. 옛날로 치면 종이죠. 종. ㅋㅋ

 

코로나때 차례 제사를 모여서 못지내는데 아무도 궁금해 하지조차 않더군요. 귀챦은 제사는 큰며느리 한테 떠 넘겼으니 알아서 하겠지 했었을까요?

코로나 끝나고 이참에 제사를  아예 없앨까 하다가 남편이   아버님 제사 안지내는걸  너무나 아쉬워 하길래, 불쌍해서, 우리식구만 조용히 지내는 조건으로 간소하게 상을 차리기로 했어요.

남편이 어머님께 그렇게 하겠노라 말씀드렸어요. 

그런대 이제  명절에 우리집에서 안모이게된게 괴씸해진  시댁식구들이  아주 쌀벌하게 나오네요. 

10년넘게  장소제공에 무한리필 음식 제공 해주던 공은 어디로 가고  죽일년 된것같아요. ㅎ  이왕 이리될거 처음부터 명절 차례 제사 못받는다 못한다 끝까지 버틸껄 그랬나봐요. 

가만 생각해보니 시어머니는 뭐 하나 제대로 해준것도 없으면서 며느리한테는 자기가  원하는걸 완벽히 해내길 요구한것같아요.

직장생활 하며 돈도 벌고, 아들도 낳아야하고,애들 공부도 잘 시켜서 대학도 잘 보내야하고, 명절과 제사때 일도 잘하고 손님도 잘 치뤄야하고, 그리고 자기 아들보다 한발자국 뒤이 겸손하게  서 있어야 하고 등등. 그렇게 잘난 며느리가 어떻게 자기아들이랑 결혼을 했을까?  

잘 해내면 감사한줄 알아야지.  수고한다 고맙다 소리도 못들어봤어요. 

그냥 이젠 내 맘 편하게 살랍니다.

60이 낼모레고 이젠 여기저기 아파요. 

80중반 시어머니보다 내가 먼저 가지 말란 법도 없구요. 

욕할테면 해라. 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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