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1학년 때
엄마가 저 입학만 시키고 아빠랑 이혼했어요.
그 때 준비물이었던 물체주머니가 기억나는데
짜투리 빌로도 천으로 주머니 대중소 만들어서
저를 주셨어요. 지금 생각해도 참 독특하고 이뻤던 기억.
그리고 저와 오빠는 아빠 밑에서 컸는데
제가 국민학교 2학년 때 재혼함.
그 어떤 양해와 이해를 구하지도 않고
그냥 어떤 여자 데려와선 엄마라 부르라고.
이 세상엔 좋은 계모도 분명 존재 하겠지만
보통의 계모는 남의 자식 못 키웁니다.
술집 출신 여자였는데 외모는 볼 만 했으나
살림은 꽝.
제가 진짜 거지처럼 다녔어요.
옷도 안 사주고 안 빨아주고
양말도 늘 빵꾸난 양말에
준비물도 제대로 안 해줘서 늘 혼나고..
결국 그 여자랑도 5년만에 이혼하고
홀애비로 좀 살다가 (그 사이에 숱하게 연애)
저와 오빠가 대학간다고 서울로 간 사이
(저희 지방 대도시 거주)
3번째 도둑장가 감..
자식이 20살 정도 됐으면 상황 설명하고
혼자 못 살겠다. 재혼하겠다 하면
누가 말리나요?
결국 자식들 어릴 땐 무자비하게 패고
고등학교 졸업하니 그 이후로 내팽겨치고
등록금 생활비도 안 주고
그렇게 못되게 굴다 직장 퇴직하니
낙동강 오리알 신세.
명절이고 생일이고 아무도 안 갑니다.
제가 나이 먹고 세상 살아보니
더더욱 이해가 안 가요.
재혼하려면 자식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허락을 받아야 해요.
자식 어리다고
내 삶 소중하다고
맘대로 재혼...
재혼해서 다같이 행복한 집은
1프로도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