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시골살이 : 119를 불렀어요.

지난주에 앞집 할머니네 119가와 있더라고요

 

무슨 일이냐고 여쭤보니. 말벌집을 처치하는 중이셨어요.

며칠 정도 걸려야 완료될 거 같으니 조심하라고 알려주셨죠.

 

뒤뜰에 잡초를 베러 가려고 했는데

말벌이 있어서 겨우 몸만 빠져나왔어요

 

그리고 일주일 뒤 오늘

다시 잡초를 베러 가는데 말벌이 너무 많은 거에요

 

위를 바라보니

세상에, 우리 집 벽에 작은 구멍으로 벌집이 생겼나 봐요

 

벌들이 계속 그곳을 드나들더라고요

얼렁 119에 전화했어요.

 

벌집이 밖에서 보이지 않으면

약만 뿌려줄 수 있다고

상담원이 그러시더라고요

 

워낙 높은 곳에 있어서

알았다고 하고는 기달렸어요

 

우리 집에서 응급실은 한 시간이 걸리지만

그래도 119 는 가까이 있어요

걸어서 10분 정도면 센터가 있거든요

마침 별일 없이 였는지 금방 오셨어요.

 

말벌 구멍 안으로

약을 뿌렸는지

집 천장 위로 라면 끓는 소리가 났어요

 

밖을 나가 보니 약을 뿌리고 비닐로 구멍을 막으셨더라고요

그리고 다시 집으로 들어오는 벌들을

배드민턴 채로 치시더라고요

 

저에게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분보다

더 멋지게 배드민턴채를 휘두르는 분이셨어요

 

30분이 넘도록

말벌을 배드민턴 공처럼

바닥으로 강 스매씨를 날리셨습니다.

 

5시쯤 있던 일인데

밤 10시까지도 벌들의 소리는

작아졌지만 여전했습니다

 

사실 지난주에 말벌를 마주했을 때

한 마리 밖에 없는데

내가 이 놈을 죽일까? 생각했거든요

 

바로 머리 위에 말 벌집이 있는지도 모르고요

아마 그랬으면 복수를 당했을지도 몰라요

 

한동안 돌아오는 말벌들을 조심해야 되고

뒤뜰의 무성한 잡초는 일주일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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