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의 실직 1년

남편이랑 저는 둘다 대학때 아빠가 실직했던 같은 경험이 있어요.

 

저희 친정아빠는 금융권에 계셨는데 실직하신후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할때처럼 아침일찍 나가셨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셨어요. 매일 약속 잡고 부탁도 하면서 지인들 만나고 다니셨대요. 평소 자기관리도 철저하시고 평판도 좋아서 6개월만에 번듯한곳에 다시 재취업 하셨어요. 지금 75세가 넘으셨는데도 여전히 일하고 계세요

엄마는 전업주부셨는데 아빠 믿고 응원해주시고 그동안 모아놓은 돈으로 당분간 걱정없다고 얘기해주셨더라구요..노후도 임대와 예금으로 잘 준비해놓으셨어요

 

시아버지는 제조사 대기업이었는데 그만두시자마자 집에서 계속 계셨어요. 40대니까 굉장히 일찍 그만두신건데 단한번도 재취업해서 다시 일할 생각없으셨대요.

그렇게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이 아니었음에도 시어머니가 초등교사셔서 믿을만한 구석이 있으니 그러셨던것도 같아요. 

지금도 하루종일 티비보시고 산책하시고 유유자적 살고계세요. 언젠가 두분이 티격태격할때 시어머니가 시아버지에게 평생 생활비 신경이나 썼냐고 소리지르시는걸 본적이 있는데 쌓이신게 많아 보이기도해요..노후는 시어머니 연금으로 생활하시는듯해요. 생활뿐 아니라 시어머니에게 많은걸 의지하시는듯 보여요

 

왜이렇게 구구절절 썼느냐면,

제 남편이 1년전에 실직을 했어요.

저는 제가 경험한바로....우리아빠처럼....우리남편도 그렇게 지혜롭게 해결해나갈줄 알았어요.

그래서 저도 저희 친정엄마가 한것처럼 모아놓은 돈이 얼마 있으니 6개월정도는 생활비 걱정하지말라고 얘기를 했었죠.

근데 우리남편은 매일 낮에는 술을 마시고 밤에는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잤어요.

사람들도 안만나고 도와주는 지인도 없는거 같아요

6개월이 지나고 제가 가진돈이 바닥났는데도 생활비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도 없어요.

제가 같이 쿠팡알바라도 나가자고 하는데도 자존심상해서 못하겠나봐요. 실업급여도 본인 용돈으로 계속 써왔는데 이제 실업급여도 1년이 지나면 안나오니까 아파트 대출받아서 당분간 생활하며 자기도 숨통좀 트이자는거에요. 전 정말 이해가 되질않아요

다같이 아끼고 절약해야할때 숨통이 트고싶다니요..

 

그리고 본인이 심적으로 괴로운거. 그거만 생각하는지 식구들에게도 술먹고 행패를 부리고 애들에게도 욕을 하고...제정신일때가 없는거같아요

구직활동은 하고있지만 자꾸 떨어지는데 저는 직장이 잘 안구해지는것보다 어려운 일이 닥쳤을때 정신적으로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부분이 너무 실망스러워요.

 

같은 경험을 했는데 보고자란게 달라서 그런지 남편이 왜저러는지 제가 미칠거같아요

저는 남편이 친정아빠처럼 의지있는 사람이길 원했고

남편은 제가 시어머니처럼 자기를 다 책임져주길 원하니

우리둘은 악연이었나 싶은 마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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