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속상한 일이 있었어요

저희 애는 지적장애아예요.

 

오늘 아이 치료수업 끝나고 버거킹에 갔어요.

아이가 후렌치후라이 좋아하고

버거킹 분위기 좋아해서

치료수업 잘 한 날은 보상으로 종종 가요.

 

그런데 오늘

주차장에 주차하는데 배가 사르르 아프더니

화장실이 너무 급한 거예요.

급하게 버거킹 매장에 아이 앉혀놓고

"다녀와서 시켜줄게 여기서 기다려" 당부하고

매장 외부에 있는 화장실 비번 받아서

얼른 화장실에 갔어요.

볼 일 보고 나오는데 아이가 매장 밖에

서있는 거예요. 그래서 왜 나와있냐고 물으니

아줌마가 나가라고 했어 그러는 거예요.

버거킹 가면 좋아서 엉덩이 들썩들썩하며

약간 흥분한 상태가 되는데 

그런 이상한 아이가 음식도 없이

혼자 자리 차지하고 있으니 나가라고 한 모양이예요.

 

"들어가자, 후렌치후라이 시켜줄게" 했는데

쫓겨났던게 속상했던지 다시 안 들어가려고 하더라고요.

할 수 없이 혼자 들어가서 포장 주문해서

집에 와서 먹었어요.

 

남편에게 그런 일이 있었다 얘기하니

왜 그런 상황을 만들었냐고ㅠㅠ

급똥이었는데 어떡해, 급똥을..

 

엄마가 혼자둬서 미안해하니 "응" 대답은 하는데

아이도 속상한 일이라 생각하기 싫은지

눈도 안 마주치고 딴짓하더라고요.

원래 생글생글 잘 웃어주는 아인데..

 

치료수업 잘해서 칭찬듣고

버거킹 가서 한껏 들떠있다 쫓겨나는 바람에

눈치보며 매장에 안 들어가고

풀죽어있던 아이 표정이 내내 가슴을

짓누르네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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