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부실한 50대 여성 안전하게 달리기 러닝 1년 경험담

저는 과체중 50대 초반 여성입니다

운동하고는 한평생 담쌓고 살았고요

운동신경 반사신경 균형감각 유연성 근력 지구력 순발력 다 없습니다 

뭘 하든 제일 먼저 다치는 사람 접니다

4센티 구두만 신어도 발목 나가고 

요가수업 두달 하고 어깨다쳐서 1년 고생하는 편...

 

그나마 잘하는건 걷기... 걷는건 좋아했어요

걷기 하나 잘하고 딱히 관절 아픈덴 없는 상태에서

작년부터 달리기를 조금씩 시작했습니당

무릎 나간다 소리 하도 들어서 무서웠고

의료 대란 와중에 허리 발목 다칠까봐 노심초사... 겁 많아서 조심조심...

지금은 주 3-5회, 한번에 5-10킬로씩 매주 30킬로, 월 120킬로 정도 뜁니다

대단하죠 작년의 저를 생각하면 상상조차 할수 없는 경지에요

 

달리기하면 무릎 나간다는 소리에 대해 제가 경험한걸 말씀드리자면

천천히 달리면 괜찮습니다

천천히가 어느정도냐면, 남들이 빠른 걸음 걷는 속도로 달리는 겁니다.

스마트워치의 속도로 하자면 1킬로미터 당 8.5~10분 정도 되는 느린 속도입니다

평소에 파워워킹 보폭 넓게 쓱쓱 걸을때

그 보폭을 반으로 잘라서 종종종종 달립니다

모양만 달리는거지 실제 속도는 걷는 것과 거의 비슷해요

심박수 기준으로는 130~150 사이를 유지합니다

요새 흔히 말하는 존2 운동, 숨이 차지 않을 정도의 느린 달리기

달리면서 옆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걸 스스로 느낄 수 있어요

걷는거나 큰 차이 없으니까요

 

이러면 달리는게 정말 힘들지 않아요

오히려 걷는 것보다 더 쉬워요 

정말로 신기하게, 걸으면 몸이 더 무겁게 느껴져요

빨리 달리면 숨차고 힘들고, 걸으면 몸이 무거운데

그 중간, 종종종종 달리면

숨이 차지도 않고 몸이 무겁지도 않은

아주 신기한 지점이 있어요.

그 지점을 찾는겁니다. 

 

자기 몸에 맞는 그 속도 그 페이스를 찾아서 달리기 시작하면

3킬로 5킬로 7킬로 10킬로

어렵지않게 거리가 늘어나요 

정말 신기해요

이러다 나 금방 하프마라톤도 뛰겠다 그런 생각이 들 지경이에요

 

몇번 해보시면 알아요

어? 이거 걷는것도 아니고 뛰는것도 아닌데 

숑숑숑숑 몸이 앞으로 나간다 하는 페이스를 찾는거예요

중요한건 속도가 느리고 호흡이 가쁘지 않아야 한다는거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는게 좋더라고요

제 경우엔 페이스 9 안팎, 심박수 145 안팎이었어요

조금 달려보신 분들이라면 이게 얼마나 느린 속도인지 금방 아실 거예요

오히려 속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기분 난다고, 혹은 남들보기 민망하다고 속도를 조금이라도 올리면

금방 숨이 차고 힘들어서 멈추게 돼요

저게 걷는거야 뛰는거야 싶게, 민망하도록 폼 안나게

종종종종 앞으로 나가는 거예요

그 속도로는 다칠래야 다칠 수도 없어요

걷는거나 마찬가지고, 걷는 것보다 안정된 어떤 희한한 상태라서

길이 험하다거나 휴대폰을 본다거나 딴짓을 하지않으면

다치지도 않아요

그냥 걷다가 다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이것과 똑같은 이야기를 놀랍게도 황영조 선수가 하더라고요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가 어떻게 일반인의 달리기에 대해서 훤히 알고 있는지

신기했어요

"걷다가 다치는 사람 없잖아요 걷는 속도로 뛰세요"

황영조 선수의 말입니다

제가 경험한 것도 딱 그랬어요

인터벌이니 뭐니 다 잊어버리세요

그냥 저는 비실한 50대 아줌마고 다치지나 않으면 다행인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에게는 존2 러닝, 천천히 종종 달리기가 딱 알맞은 것 같아요 

 

저는 올해 안에 10킬로 달리는게 목표였는데

이 페이스를 찾고나서는 여름도 가기 전에 너무 쉽게 10킬로를 달성해버렸어요

 

달리기를 잘하시는 분들, 운동력이 높으신 분들은

근력도 중요하고 인터벌도 하셔야겠죠

하지만 저처럼

현재 딱히 관절 아픈데는 없고, 별다르게 운동 해본적도 없고

무릎 나갈까봐 무서운데 달리기해도 될까요 하시는 분들

걷는다 생각하고 종종종종 달리기 시도해보세요

처음부터 무리하지 마시고 런데이로 1분 2분 늘려가시면 될거에요

어라 내가 30분을 내처 달릴수 있는 사람이네 하는 기분 느껴보시고

어라 5킬로도 되네 한시간도 되네 10킬로도 되네 

내가 이게 되네 하는 신기한 기분 마음껏 느껴보세요

 

아, 중요한 비밀 하나

살은 안빠졌어요 ^^;;;;;

월 150-200킬로 넘으면 좀 빠지지 않을까 싶은데

제가 거기까지 할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

아직 그 경지는 못 가봤지만

그래도 지금 이만큼이라도 된 저 자신이

아직도 날마다 믿어지지 않는답니다

달리기 좋은 계절이 돌아오고 있어요

런닝화 하나씩 장만하고 안전하게 달려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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