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파란만장한 삶

누구나, 비밀은 있고,

누구나 살아온 삶의 궤적이 있지요.

만장의 파도가 쌓였다는 뜻의 파란만장.

 

두아이의 엄마, 또 한남자의 아내인 

너무도 평범한 저는,

홀로인 시간이 주어질때마다

제 머리속에서 스쳐지나가는 삶의 편린들을

너무도 컬러풀한 페이지로 보고있어요.

 

지독한 가난,

가슴시린 왕따.

술기운으로 밤새도록 펄펄 뛰면서

세상을 분노했던 아빠가

아침부터 자느라

창호지방문밖으로도

가감없이 들리는 코고는 소리와

제손가락에 달라붙은

겨울날 방문고리.

 

크리스마스날 드높이

울려퍼지는 캐롤과

교회창문마다 장식된 별모양의 색종이들.

소외감...

 

그외에도 무섭고 외롭고

치열하던 그 시절들을

전 묵묵히 영화의 한장면들처럼

바라봐요.

그냥 홀로있을때면

갑자기 스크린이 켜지듯이

머릿속에서 떠올라요.

제일 힘들고 막막했던 그

시절들이 또렷하게 보여지고 있어요.

전 차분하게 조용하게

그런 장면들을 타인처럼

냉정하게 바라봐요.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요.

그러는동안 세월은 흐르고

제가 억울해하는 어떤일도

타인은 자신의일이 아니면

그리 공감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 잘알아서 그냥 덤덤히

지나간적도 많아요.

또 저스스로의 일을

타인에게 말하지 않을줄도 알아요.

미용실에서 소파에 있으면

서로 앞다퉈 스스로의 일을 말하는데

한번 시작한 서론은 쉽게 결말이 나지않아

갈길이 먼것을 보면

너무 안타까워요.

그분의 스토리를 아무도 진심 귀기울여

듣지않거든요.

 

그런데,

우리 가족들은

너무 어렵고 가난하고 위로받지못하는 삶을

치열하게 견디고 살아남은 사람들에 속해서

가끔,

지나간 일에 대해 가슴을 치면서 속상해하는 경우가

있어요.

지병으로 고생하는 우리엄마가 가슴을 쥐어뜯으며

지나간일을 되새기면서 한탄스러워할때

엄마, 거기에 나도 있었어.

엄마만 굶고 쫒겨난거 아니야.

라고 말하면 엄마도 말을 더 잇지못해요.

그 지난한 삶의 실타래는 엄마만이 가진게 아니라

저도, 언니도, 동생들도 다 똑같은 세월을 

공유한 답답하고 먹먹한 시절이니까요.

걸어온 세월은 잊혀지는게 아니라

어딘가에 쌓인다고 하더니,

우리 가족들이 서로간에 쌓인 아픔은

어떻게 털어지는 건지

 

재산의 크기는 태어나면서부터 다를수밖에 없지만

통곡의 강, 슬픔의 강을 건너야 하는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똑같다는데.

그리하여,

우리는 가족공동체로, 지난 세월을

함께 공유합니다.

다음생에는 서로 가족으로 만나지말고

더 행복한 삶으로 태어나자고 

전 제 곁의 엄마에게 다정하게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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