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과 나, 누가 잘못했나요.

25년 전 시부모님 모시고 지방 리조트를 가게 됐어요. 더 자세히 쓰자면 그 지방에 저희가 잠깐 살게 되어서 시부모님이 놀러를 오게 되었고

근처 휴양지 리조트에 여행을 간 거죠.

2박 3일 정도 머물렀고

남편이 미리 전화로 예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예약한 날 프론트에 가보니

우리가 예약한 방보다 훨씬 더 크고

더 비싼 방으로 배정이 되더라고요.

예약한 사람이 남편이기도 하고.

저는 아기를 안고 있기도 해서

남편이 프론트에 가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남편이 돌아와서 이야기가 잘 되었다고 하면서

잘못 배정된 큰 방으로 들어가면 된다고 해서 모두 들어갔어요.

저는 당연히 그쪽에서 잘못했다고 인정을 하고 잘못 배정된 큰 방을 원래 예약했던 방값으로 해준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2 박3일이 지난 후에 되돌아왔고 남편이 결제한 전표를 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잘못 배정된 원래 가격으로 그러니까 비싸게 결제가 돼 있더라고요.

남편한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니 그쪽에서는 잘못이 없다고 해서 받아들였다가 답이었어요.

그런데 남편이 전화로 예약할 때 제가 옆에 있어서 다 들었거든요. 남편 잘못이 아니었어요.

 더구나 인원수까지 다 알려줬기 때문에 그 큰 방이 필요가 없는건 상식이었고.

부모님 모시고 와서 시끄러운게 싫어서 결제했대요.

이건 그렇다 쳤어요. 이해했죠.  부모님 계시니까요.

그래서 제가 다시 그 예약실에 전화를 해서 전후사정을 이야기하고 금액 재결제가 필요한거 아니냐고 이야기 시작했어요. 당연히 목소리가 서로 커졌죠.

그 담당자가 막 흥분하더니 예약한 당사자를 바꿔달라고 해서 남편을  바꿔줬어요.

그리고 남편이 한참을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아기 안고 방 밖으로 나갔고요.

남편이 이야기를 한참을 하길래 문을 살짝 열고 들어봤어요.

남편이 순둥순둥해서 나하고는 달리 부드럽게 이야기를 잘 이끌어가나보다 했어요.

그런데 살짝 들은 내용은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그 여자를 위로하고 있더라고요.

그때 들은 내용이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은데 " 내 아내가 쪼들려서 사느라 좀 힘들어서 그런 것 같다. 이해해 달라"

이렇게요.

그 다음은 뻔하죠. 전 이제 남편과 한바탕합니다.

그러니까 전 그 담당자한테는 억지부리는 진상이 된거고,

남편한테는 악착스러운 진상아내이고,

남편은 그 담당자를 위로해주고,

그 담당자는 진상의 남편에게 위로받고요.

저는 그 담당여자랑 싸우고

남편이랑 싸우는

미친 파이터가 되었고

돈은 돈대로 지불하고요.

남편은 본인 잘못이 없다고 했고 그렇게 싸우다 흐지부지 되었는데 당연히 25년간 유사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때 너무 놀랐고 큰 바위덩어리를 가슴에 앉은 기분.

솔직히 결혼전 경험했다면 결혼 안 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그때 충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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