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이라는 게 있다. 예술 각 분야에서 훈련된 현장인력들이 각급학교에 나가 실기를 가르칠 수 있도록 정부 기금으로 지원해주는 제도다.
예술로 밥 벌어먹기 어려운 젊은 예술가들과 이들로부터 배우는 아이들 모두에게 너무나 중요한 제도다. 김대중 정권 이후로 꾸준히 확대되어, 아직 형편없이 부족하지만 조금씩 기틀을 잡아가고 있는 참이었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아주 박살이 나고 있다.
작년에는 2024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전년 대비 50% 삭감하더니, 엊그제 국무회의에서는 작년 대비 72%를 추가로 삭감해서, 2023년 대비 86%의 예산을 날렸단다.
아주 간단하게 20년 전으로 되돌린 것이다. 문화부 장관이라는 자가 현장예술가 출신인 데도 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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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는 정권을 잡으면서 아주 내놓고 '부자감세'를 시행했고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정적자를 기록하더니 작년부터 출판, 도서 관련 예산을 비롯해 예술교육 관련예산까지 그야말로 '까내리고'
있다.
작년 가을에 참여연대에서 있었던 토론회 자료에 의하면, 윤 정부의 세법개정안으로 해서 대기업은 21조, 부유한 개인은 10조의 감세효과를 누렸다.
위에서 언급한, 문화계에 치명타를 안긴 출판 및 도서 지원과 예술지원사업의 삭감액은 대략 200억 정도 된다. 부잣집 영감 환갑상 차리려고 문둥이 콧구멍에서 마늘 빼간다는 게 이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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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해는 간다. 생전 제대로 된 소설 몇 권 안 읽어봤고 공연도 본 게 없지만 누구못지 않게 출세해서 잘 먹고 잘 살고 있고 그게 너무나 자랑스러운 입장이니 출판 지원이니 도서보급이니 예술교육이니 하는 게 도대체 왜 필요한가 싶겠지.
자생력 없으면 죽으라고 말하고 싶고, 꼬우면 쓸 데 없는 짓 하지 말고 돈 버는 일 하라고 하고 싶겠지.
책 읽고 예술 창작 합네 하는 자들 중에 소위 '좌파'가 많으니 근거지를 불살라 버린다는 느낌도 있을 것이고. 이런 것 때문에 미워하지는 않는다.
무지가 죄는 아니라는 말도 있잖은가. 그럴 이유는 이런 것 말고도 얼마든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