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한국인들은 외모를 자기관리라고 생각하는 문제

차별은 부도덕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차별은

개인의 타고난 요소,

즉 개인이 노력이나 선택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닌

주어진 요소를 이유로 대우를 달리하는 걸 말합니다.

 

성별, 인종, 장애, 외모

이렇게 타고난 요소에 선입견을 가지고 상대를 함부로 평가하고,

대우를 달리하는 건 명백한 잘못이죠.

외모라는건

바로 이 타고난 요소에 해당합니다.

 

외모라는 건 기본적으로 본인이 어쩔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얼굴 생기새부터 키나 체형에 이르기까지,

이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죠.

 

물론 어느 나라에서나 외모라는 건 경쟁력입니다.

수려한 용모를 갖춘 사람들은 타인으로부터 호의를 끌어내기 쉽죠.

그래서 외모를 경쟁력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가꾸려는 사람들이 많은 건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문제는

외모를 자기관리의 일환으로 본다는 겁니다.

즉, 노력의 문제로 본다는 겁니다.

 

노력을 하면 외모를 가꿀 수 있다는 생각,

이를 바탕으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좋은 외모를 갖추지 못한 사람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합니다.

 

노력하면 바꿀 수 있는데,

그러지 않았으니 욕먹어도 싸다는 식이죠.

 

이건 애초에 인식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외모를 사회적 자산이자 경쟁력으로서 가꾸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외모 관리에 전혀 신경을 안 쓰는 사람도 있는 겁니다.

이건 개인이 선택할 문제지

남이 함부로 왈가왈부 할 문제가 아니죠.

 

게다가 외모라는 게 기본적으로 타고난 요소인 만큼

개인의 선택이나 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함부로 이에 대해서 떠들곤 하죠.

 

저 사람은 게을러서 뚱뚱한 거다?

신경을 안 써서 촌스러운 거다?

외모관리도 능력이고 경쟁력이다?

이런 주관적인 잣대는 자기자신에게 엄격하게 들이댈 수는 있어도,

남에게 들이대서는 안 되는 겁니다.

 

사람의 전반적 외모 그 자체를 가지고 남들이 함부로 왈가왈부하고,

심지어 그런 짓을 정당화하기까지 하는 건

아주 미개한 문화입니다.

 

외모를 노력의 성과로 치부하는 병든 사회,

그래서 외모적으로 뒤떨어지는 사람을

노력이 부족한 사람, 게으른 사람,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 등으로 비하해

혐오할 명분을 주는 사회,

이런 미친 외모지상주의 아래

수많은 사람들이 편협하고 오만한 인식으로

타인의 외모를 함부로 품평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 마음이 병든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는 통계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성형수수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입니다.

외모가 노력으로 관리해야 할 대상이자, 자산이면 경쟁력이라고

믿는 사회니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의 성형수술 시장은 숫자만 보더라도 이미 비정상적인데요.

그 수요는 더욱 이상합니다.

수많은 미성년자들이 성형수술을 받고 있습니다.

8년전 자료를 보면 

대학에 입하하기 전 이미 성형수술을 받은 학생의 비율이 전체의 20%에 달하고,

받을 계획이 있다는 학생이 12%에 달했습니다.

미성년자의 셋 중 하나가 성형수술을 받았거나 받을 계획인 상황

이게 8년 전 통계라는 점과, 성형수술 숫자 증가를 고려하면

오늘날 이 비율은 더욱 높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에서 아직 성장이 다 끝나지 않은 미성년자들이

이렇게 많이 성형수술을 받는 나라는 한국 뿐입니다.

 

이 뿐입니까?

취직을 위해서 성형수술을 받고

이게 당연한 일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용모단정이 채용의 기준이 되기도 하죠.

여기서 말하는 용모단정이라는 게 

단순히 그 직업군에 엉ㄹ리는 차림새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외모를 의미한다는 건 다들 알고 있습니다.

 

 

외모는 외모지상주의 한국에서 존재 가치를 의미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0cERptIP7k

 

 

이 동영상을 보고

제가 얼마전 자연스럽게 외모를 그대로 받아 들이고 싶고

피부나 헤어스타일 같은거

연연하고 싶지 않다는 글을 올렸는데

진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외모를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 같다

는 식으로 비판을 하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그냥 세수 잘하고 크림 잘 바르고

머리 염색 안하고 숏컷 하는 정도인데도

마치 사회에서 받아 들일 수 없는 상태인거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이렇게 스스로 내 외모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남들의 인식에 맞춰야 하는 사회에서

과연 자유라는것이 존재하는 건가 싶어요.

 

학교에서 학교규칙을 따르고

직장에서 직장의 규율을 따르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남들의 시선까지 선경쓰고

남들의 기준을 맞춰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 답답한거죠.

 

언제쯤 내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요?

 

저 외모지상주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병들고 있는데도

계속 외모~~외모~~~외모~~~

외모만 가장 중요한거 처럼

외모만 좋은면 행복이 따라 올 거 처럼

외모가 최고의 가치인거처럼

인식하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물론 돈에 미쳐있는 사람도 많지만

저는 외모에 미쳐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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