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살짝 슴슴하지만 좋았던 짧은 임실 여행

원래 주 목적지는 지리산쪽 캠핑이어서

가는 길에 있는 임실에 잠깐 들렀었어요.

그전에 관심있던 곳이 있었는데

이번에 들러 보려고요.

 

임실에 상이암.  이라는 작은 사찰 암자가 있어요.

상이암의 유래는 검색 해보면 자세히 나올텐데

요약하자면  이 상이암에서 왕이 되리라는 소리를 들었다는 유래가 있대요

 백일기도를 끝내고 못에서 목욕을 하던고려 태조 왕건에게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몸을 씻어주고 승천하면서 '성수만세'라고 했다고하고.

조선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세우기 전에 이곳에 와서 치성을 드리니

하늘에서 부터 '앞으로 왕이 되리라'는 소리가 들렸다고 해요.

태조 이성계가 돌에 직접 새긴 '삼청동'이란 비석도 있고

바위에 글자도 새겨져 있는 곳인데

 

예전에 대충 내용 알게되고  지나는 길에 들러봐야 겠다 생각했거든요.

고즈넉한 산사, 사찰 좋아하기도 하고요.

 

임실ic에서  한 20여분 걸리는 것 같은데

가다보니 시골의 작은 면이 나와요

성수면이란 곳인데  차로를 중앙에 두고 양쪽에

작으마한 상가, 음식점들이 있어요

색도 벗겨지고 문을 닫은 곳도 있는데

차안에서 지나면서 보니 70-80년대  어느 거리를 

지나는 것 같아 기분 묘했어요.

 

거기다 시골 양조장이 있더라고요

옛날에는 시골에도 면단위마다 양조장이 있었던거 같은데

다 사라지고 보기 힘들잖아요

상가들도 다 낮아서 옛날 건물인데

양조장이 보여 괜히 반가웠어요.

한병만 살 수 있으면 사고 싶었지만

그렇게는 안팔 거 같아서 그냥 지나쳐왔어요.

 

저도 시골 출신이고 어렸을때 양조장에 가서 

주전자에 막걸리 받아오는 심부름 해봤어서..ㅎㅎ

 

그렇게 시골 면의 거리를 지나

산과 들만 가득한 곳을 지나니

성수산이 나와요.

캠핑장도 있고 하던데  이곳을 지나서도 

한참을 올라 가더라고요

가까운 줄 알았는데 

완전 산길을 계속 올라가요

 

그러다 상이암 아래  조금 넓은 공터 같은곳이 있어서

이곳에 주차를 하고

(암자까지 차를 가져갈 수 있는데  이곳에서부터 암자까지

오르는 길이 엄청 각도가 있어서  그냥 편한곳에 주차하고

걸어가기로했어요)

 

차도 오르막길 올라서자 마자  

왼편으론 옅은 계곡물이 흐르고

오른편으론 숲과나무   

차도로 상이암을 올라가는 길 말고

이 숲과 나무 사이에  상이암을 올라가는

돌계단이 있는데

돌계단에 이끼가 껴있고

주변 나무나 바위도이끼가 껴있어서

되게 신비로웠어요.

 

그리고 꼭 에니메이션에 나오는 곳 같은 느낌이고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를 이어주는 계단 같은 느낌.

전체적으로 숲 나무 그늘인데

나뭇잎 사이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동글동글 반짝이고

돌계단과 푸른 이끼가 진짜 그림 속 같아서

남편과 저 둘다 정말 수채화 그림 속에 들어온 것 같다고 

얘기할 정도였어요.

 

그래서 사진을 얼마나 찍었는지.ㅎㅎ

이걸 글로 설명하려니

눈으로 본 광경의 20%도 설명이 안돼어서 아쉽네요.

 

그 돌계단을 걸어 상이암으로 들어설때

돌계단 위에서 열심히 왔다갔다 하는 귀여운 다람쥐도 보고

상이암 들어서자 마자

삼청동이란 글이 새겨진 비석과 주변 바위들에 새겨진 글씨도 보고요

 

상이암이 전체적으론 아담하고 고즈넉한데

소박하지만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어서 참 좋더라고요.

대웅전?앞에  엄청 높고 곧게 자란  삼나무 비슷한 나무가 있어서 보니

화백나무란 나무더군요.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니

가늘고 곧게 뻗는 몸통 위로 수많은 가지가 멋스럽게 뻗어있어요.

 

600년이 되었다는 청실배나무도 있고.

고즈넉해서 잠시 명상하듯 쉬어가기 좋더라고요

또 특이했던게

사찰 여러곳 다니면서 보면  작은 사찰이나 암자에서  스님이 직접 불경?

(제가 불교신자는 아니라서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지만..) 을

읊조리는 건 잘 못봤거든요.

녹음된거 틀어놓는 곳은 한번씩 봤고요

 

근데 이곳은 스님이 복장 다 갖춰 입으시고

계속 불경을 읊조리시더라고요.

워낙 작은 곳이라  다른 일하는 분들은 보이지도 않고

저희가 갔을때는 스님 한분 혼자서 계셨고요

 

여튼 꽤 더웠는데  산 입구에서 상이암까지는 나무 그늘이 가득해서

덥지 않았고 

신비스러운 느낌의 돌계단에서는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어

묘했다가   상이암에 올라서는 고즈넉한 암자에서

풍경 바라보며 짧은 시간이지만 좋은 시간 보내고 내려왔어요

 

그리고 지금 저의 핸드폰 바탕 화면은

푸른 이끼가 가득하고 에니메이션 속의 한 장면같던

상이암을 오르는 그 돌계단 사진이에요.

 

 

혹시 임실 가시면 이곳도 한번 들러보세요.

저는 여름에 가서 이 느낌이 더 좋았을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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