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밥 챙겨주는 동생

아이들이 같이 자취를 합니다.

둘 다 밑반찬 안 먹고, 방금 만든 반찬만 먹는 아이들이에요.

제가 반찬을 자주 만들어주는데, 자취 반찬이 냉장실 또는 냉동실에 보관해두는 음식들이라 먹을까 싶었지만 자취방에서는 잘 먹는다고 해요.

 

가장 중요한 건 제가 요리를 못합니다.

그러니 반찬이 맛이 없어요.

그래도 먹어주니 다행이긴 하죠.

 

큰애는 반찬을 만들어 줘도 꺼내먹지 않아요, 귀찮아서. 그래서 큰애 혼자 자취할 때는 안 보냈죠.

하지만 둘째는 잘 챙겨먹어요.

그리고 맛없는 제 반찬을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엄마 반찬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다고 해요.

하지만 엄마가 요리를 잘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도 합니다 ㅋㅋㅋㅋ

 

큰애는 동생이 챙겨주면 먹는다고 해서 그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방학이라 애들이 집에 와서 같이 밥 먹으면서 하는 말이,

 

형은 양식을 너무 좋아하고 자극적인 것만 좋아한대요.

그래서 건강에 안 좋을까봐

식사나 술 약속에 나가기 전에 자기가 미리 엄마 반찬으로 밥을 챙겨서 먹게한대요.

나가서 자극적인 것 너무 많이 먹지 말라고.

그러면 형은 또 그걸 먹고 나간답니다.

저조차도 해보지 못한 배려라서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동생이 굉장히 남성적인 느낌이 나는 아이예요.

성격이나 말투나 행동 모두가 강한 편인데

저음의 딱딱한 목소리로 아직도 집에서는

"형아"라고 부를 때 언바란스했지만

행동까지 그러네요.

 

참고로 동생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그런 관계는 아닙니다.

동생은 누가 뭘 시켜도 자기가 안 하겠다고 하면 절대로 안 하는 성격인데

형에게 저러는 건 형에 대한 애정입니다.

형도 동생을 매우 좋아해요. 

둘이 사이가 매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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