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만남에서 너무 맘에 들어 4일 내리 만나고 쫑난지 일주일 됐는데 너무 힘드네요.
보고싶고 연락하고 싶구요. 일도 해야하는데 손에 일이 안잡히고 심란합니다.
진짜 실행에 옮기기 전에 82쿡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
제 지난 글입니다.
지난 주 소개팅 후기
요약하면,
남자가 첫만남에서 적극 애프터했고 호감을 표현했어요.
첫만남에서 저에게 같은 호감인지 계속 확인을 했었고
너무 마음에 든다고 주선자에게 연락해서 한번 더 제 마음을 확인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남자가 당일 애프터로 영화, 저녁 약속 잡았고, 그 후로 계속 카톡하다가
하루 연락이 없었고 가볍게 연락하는 식으로 연락했는데,
나중에 남자가 말하길 본인 혼자만 연락하는 것 같아서 하루 연락 안했다고 하더라구요.
남자도 혼자 표현하기 지친다고..
그리고 토요일 영화보고 밥먹고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까지
남자가 일 마치고 여자집 근처로 매일 왔어요.
한번 빼고 남자가 계속 밥을 샀구요. 여자가 산책하자고 해서
밖이 더웠지만 남자가 땀흘리면서 거의 매일 2시간씩 걸었어요.
여기까지 보면 별 문제 없는데,
애프터 날 영화보며 남자가 허벅지를 한번 훑었고,
저녁 먹고 나올 때 여자 손을 잡았고 뒤에서 와락 포옹도 했어요
지금까지 이런적은 처음이라 당황했지만 싫지 않았어요.
다만 남자가 바람둥이인가 의구심이 들었죠
그리고 다음날 산책하다가 서로 질문할 때 여자 가슴 사이즈를 물었고,
여자가 당황했지만 짖궂은 질문으로 응수했고 가볍게 넘어갔어요.
남자가 아주 간간히 야한 얘기도 하구요. (많이는 하지 않았지만, 지나가는 얘기로 말하더라구요)
이 또한 마음에 걸렸지만 들어보니 남자 연애경험이 꽤 많았고, 연애 경험 별로 없는 여자는
그동안 내가 꽉 막힌 사고를 했던가? 남자도 여자도 나이가 많으니 이정도는 넘겨도 되는건가
싶었구요. 그리고 여자가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이렇게 선 넘고 훅 들어오는 남자도 처음이고, 남자에 대응해서 같이 짖궃게 받아친적도 처음이고.. 이런 점들이 여자가 느낄 때 남자가 부담스럽지 않았고 오히려 예의를 갖추지 않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해도 되는 편한함이 있었어요.
짖궂은 질문과 받아치는 대화들이 재미있었어요.
사귀지도 않는데 스킨십 하는 거 남자한테 지적도 했네요.
남자가 말하길 30대부터는 스킨십하는게 사귀는 길로 가는 과정이라고 했는데
왜 첫날부터 허벅지 만지고 스킨십 하냐고 보통은 사귀고 한다고 면박도 줬습니다.
그리고 남자에게 결혼할 마음이 있냐고 하면서 결혼 얘기도 슬쩍 물어봤어요
여자가 결혼이라는 거 도박이지만 그 도박 나는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는데,
남자가 말하길 결혼은 일단 결심을 하면 희생하고 양보해야 할 것들이 많고
결혼한다고 해서 홀가분해 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짐이 늘어날 수도 있다면서
자기 가족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는 듯이 말하더라구요 (애매하게요) .
산책하는 동안 팔짱끼고 다녔고, 여자 가슴이 남자 팔에 당연히 닿았고 포옹도 하고
남자 여자 둘다 웨이트 열심히 하는 터라 운동 얘기 할때 여자가 남자 팔뚝 터치 해보고 배도 만져봤는데 복근도 있었구요 삼두 어깨 모두 펌핑 제대로 되서 솔직히 멋있더라구요. 산책하다 운동 기구 있으면 서로 자세 봐주기도 하고 여자가 남자에게 운동 자세 묻기도 하고자연스럽게 서로 터치가 오고가고 스킨십이 점점 자연스러워 졌어요.
4일째는 틈만 나면 남자가 여자를 꽉 안아주고, 남자가 여자 머리에 귀엽다며 뽀뽀도 자주 해주고 애정을 표현했는데요. 이때 여자가 진지한 얘기를 많이 했어요. 가족 얘기도 묻고, 여자 업무상 장거리 가능성도 있어서 장거리 괜찮은지도 묻고, 직장 내 일들도 묻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도 물었는데요. 남자가 가족 얘기는 잘 안하려고 하더라구요. 말을 돌리고..
결정적으로 스킨십이 조금씩 진해지는 것 같고, 너무 자연스럽기도 해서 사귀자는 말을 기대하고
여자가 남자에게 할말 없냐고 물었어요. 사람도 별로 없었는데 남자가 사람 많다고 사람 적은데 가서 얘기한다고 했었고 여자는 계속 기다렸어요.
이때 여자가 긴장을 해서 좀 뚝딱거렸는데 남자가 오늘따라 피곤해보이고, 긴장한 것 같다고 말만하고 그냥 가더라구요.
그리고 심란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죠.. 남자가 여자질문에 대한 답변을 말하지 않았고,
그날 유독 긴장한 저를 좀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았고, 저녁 늦게 헤어졌음에도 연락이 없더라구요.
만날 때는 도파민 가득이었는데 이날 저는 집에와서 너무 힘들더라구요..
외적으로 너무 매력적인 남자와 4일동안 물흘러가듯 너무 자연스럽게 스킨십 했지만 사귀자는 말이 없다는게 이해가 잘 되지 않더라구요. 저는 분명히 사귀고 스킨십 하는거라고 말도 했거든요.
이날 머리가 복잡했는데 제가 나이가 많고 연애아닌 결혼할 사람을 찾고 있는 상태라
이 사람과 빨리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사람 페이스대로는 결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다음날 남자 연락에 심드렁하게 답변을 했더니 저녁에 전화해서 묻더라구요
왜 카톡이 평소와 다르냐고 혹시 어제 할말이 정식으로 만나보자는 얘기였냐고 말 하자마자
여자가 남자의 대답없음을 거절로 받아들였다고, 우리 둘다 나이도 많은데 같은 마음 아니면
여기까지 하자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남자가 같은 마음이 아닌건 아니였지만 니가 찬거네 이러면서 본인이 타이밍을 놓친것 같긴한데 타이밍 지나서 말하는 건 의미없다고 잘지내라고 하더군요.이 때 연락을 마지막으로 서로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홀가분할 줄 알았어요. 관계 정리되니 아쉽지만 당일은 홀가분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제 언행이 아쉬워요. 저는 나이는 많은데 연애를 많이 못해봤어요.
어릴때는 여자는 도도해야 한다는 의미없는 생각, 나이가 들수록 소심하고 거절에 대한 두려움, 남자가 나를 떠날 것 같은 불안함도 많아서 제 마음 표현하는 걸 미루거나 포기하거나 그러다 솔직한 마음을 표현 못한채로 끝난 경우가 많았어요. 좋은 사람도 많이 놓쳤어요. 나이들수록 남들 다하는 제대로 된 사랑한 번 못하고 세월이 흘러가는게 너무 아쉬웠는데 똑같은 실수를 이번에도 저지른 것 같아요.
마지막에 제가 거절로 받아들였다고 같은 마음 아니면 여기까지 하잔 말을 남자에게
거의 통보하듯 말했던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적어도 그 사람의 생각이 무엇인지는 물어봤어야 하지 않았을까.. 제가 그 말을 했을 때 남자가 통화로 적잖이 당황한게 느껴졌거든요. 몇 년만에 마음에 드는 사람과 시작도 제대로 못하고 남자 마음 확인도 못한채 제가 제 손으로 끊어냈다는게 너무 아쉽고 힘듭니다. 어쨌든 4일동안 저에게 돈도 시간도 많이 썼는데.. 사귀자는 말 한마디 없었다고 제가 너무 지레짐작 및 여유없이 급한마음으로 이 상황을 만든 것 같아요. 너무 아쉬움이 남아요.
제 머리에 계속 뽀뽀해주고, 안아주고 이런 스킨십이 싫지 않았어요. 그리고 저를 마음에 들어하는게 많이 느꼈졌어요.. 연락을 해보고 싶은데 남자가 거절하면 더 큰 상처로 제가 감당이 안될 것 같아 연락을 못하겠어요. 남자에게 과거에도 이런적이 있었을 것 같은데.. 혹시 저에게 연락이 올 가능성은 있을까요? 여자 마음을 잘 알아서 저에게 연락을 아직 하지 않는 걸까요? 아니면 그때 그 전화로 마음을 접었을까요..?
남자도 여자도 나이가 많아요. 여자가 남자보다 3살 어립니다. 그런데 결혼에 있어서 여자가 더 나이에 제약을 받잖아요. 혹시 여자 나이때문에 남자가 사귀자는 말을 하지 않았을까요? 적지 않은 나이인데 여자 나이가 많다면 그리고 여자가 결혼생각을 얘기했다면 남자가 여자 나이를 고려해서 네 번 만나기 전에 거절해줬어야 하는게 아닐까요? 사귀자는 얘기는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었던걸까요?
사람 마음은 상대적이잖아요. 만날 때는 좋아하는 마음이 분명 느껴졌는데.. 그 또한 거짓 행동이었을까요?
인맥 총동원해서 소개팅 하고 있는데, 소개팅으로 이 남자가 잊혀지기는 커녕 다른 남자들과 비교되고 더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