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필핀 헬퍼 고용해본 경험담

요즘 필리핀 헬퍼 고용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던데 제 경험담 써볼게요

 

해외에서(싱가폴, 홍콩중 한 나라) 애 둘낳고 일하느라 아이 낳기 직전에 헬퍼 한명 고용

아이 둘 되고는 두명을 고용해서 아이들 초등 취학까지 둘을 써왔고 이제 둘다 초저라 하나로 줄였어요. 둘쓸 때도 한달에 인건비 식비 다 합쳐서 180만원 정도 든거 같네요. 한명당 90만원

별의별이 다 겪고 이제 정말 전문 고용주가 되어 사람도 척보면 척입니다

 

장점

일단 필핀 사람들 착해요. 아마 한국 조선족 이모님들보다 훨씬 착할거예요. 저도 아주 못된 헬퍼도 만나봤지만 국민성 자체가 마음이 아주 약해요. 그래서 문제를 회피하고 거짓말하는 성향으로 이어지긴 합니다.

 

일단 고용주와 계약을 통해 비자를 받기 때문에 계약이 깨지면 2주내로 짐싸서 자기나라로 돌아가야해요. 그래서 조심하고 노력합니다. 

 

자꾸 주5일이라고 기사에 뜨던데 주6일 일합니다. 고용주가 원하는 만큼 원하는 일들을 다 합니다. 요리 청소 빨래 아이케어 정말 다합니다. 한국에선 자꾸 아이케어 집안일 분리하려고 하던데 이 일이 그닥 전문성이 필요가 없어서 어느정도 경력있는 사람들는 정말 일 잘해요.

저는 경력 확인시 중국 할머니 집에 일했는지 확인을 하는데 정말 트레이닝을 빡세게 시킵니다. (국에 야채를 몇센티로 잘라서 몇개 넣는지까지 지시합니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고용되어 온 첫날부터 창문청소부터 화장실 락스청소까지 박박닦고 시작하더라구요. 정말 집이 매일매일 깨끗합니다.

 

저희는 집돌이 집순이고 집밥을 좋아하는데 고용하면 바로 김치만들기 국 반찬 가르칩니다. 물론 저는 할줄 모르고 유투브가 가르치는데 처음 만들어도 정말 똑같이 만들어요. 그래서 남편은 아침부터 7첩 반상에 국에 밥 먹고 아이들 점심 도시락에 남편 회사간식까지 싸갑니다.

 

단점

고용주가 함께 살아야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밖에 사는건 불법) 헬퍼방이 있는 집을 구해야하고 그럼 집렌트가 100만원은 올라갑니다. 좁은 집에 함께 사는것도 적응되기 전엔 불편해요. 내집이 온전히 내집이 아닌 느낌이 몇년은 갔던거 같아요. 어떤 한국 전업엄마들은 그게 싫어서 헬퍼를 안씁니다. 

이거 외엔 단점이 거의 없는거 같아요.

 

아 처음에 조금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일하고 이거밖에 안받는다고? 싶어서요. 그런데 여기서 일해서 고향에 보내서 애들 교육도 잘 시키고 자기 나라에 집고 짓고 하는거 보면서 나중에 좀 뿌둣하더라고요. 이런 시스템이 없었으면 대학도 안나온 그들이 자기 나라 평균월급 훨씬 웃도는 돈을 벌수 있을까 싶어서요.

저 또한 필리핀 이모님들 덕에 돈 맞벌이로 벌고 아이들 좋은거 사주고 좋은 교육 시켜서 누이좋고 매부좋은 시스템이라 생각해요. 지난 8년간 요리 빨래 청소 등 집안일을 해본적이 거의 없어요.

이거때메 이 나라 못떠나는 외국인들 많습니다. 저희 포함해서ㅎㅎ

 

지금 한국에서 최저시급 적용을 해서 어이없게 비싸게 측정됐던데 왜 나라간 협의나 다른 길을 찾아보지않고 이런 졸속정책을 냈는지 안타깝습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최저시급이나 인권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한국이 땅덩이가 커서 도망가는 문제도 생길 위험이 큽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은 워킹맘에게는 정말 천국이나 다름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지금 한국은 워킹맘에겐 지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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