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20대때 해본 일탈

성격이 고지식하고 계획 틀어지는걸 너무 싫어하는 성격입니다  무척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살았는데

남들이 보기엔 성실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

실은 내가 계획한 일들이 흐트러지는게 싫어서 정확한 시간에 맞춰 실천한것 뿐이였어요

정해진 과제가 있으면 시간단위로 잘라 계획해서  정해진 시간안에 처리되어야만 마음이 편했어요

형제들중 늘 손안가고 뭐든 알아서 척척 혼자다 하는 아이

국민학교 1학년부터 준비물 혼자 챙기고 중고등때 

교과샘들이 그냥 내주는 과제들 단한번도 빠짐없이 반에서 유일하게 혼자 해오던 아이

맡겨진일은 밤세워서라도 무조건 해오는 아이

그냥 어릴때부터 뭐든 내가 다 챙기고 알아서 해오고

어른들이 싫어할일이나 학교선생님이 싫어하는건 절대로 안하고 살았어요

고지식한 모범생스타일

다른 형제들은 부모님에게 혼도 많이나고 소소한 사고도 치고 부모님 속 많이 태웠는데 그걸 지켜보면서 나는 절대 저렇게 하지 말자 다짐하며 살았어요

20대에 처음으로 큰 일탈을 했었는데 그 일탈이 부모님에게 엄청나게 충격이였나봐요

24살때였는데 그동안 연애도 잠깐했으나 오래가거나 깊이 사귀는 단계까진 못갔었는데 짝사랑 했던 선배가 당시 군복무중이였는데 휴가를 나왔어요

선배들 친구 여러명과 술마시고 노래방가고 놀다가

늦은시간 직장 막 입시한 신입이였던 저는

출근 때문에 먼저 일어났는데 그선배가 따라나오더라구요

둘이 걸으며 이야기 하다 결국 고백하고 손잡고

서로 맘 확인하고.. 군인이라 외로워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짝사랑 선배랑 그렇게 손잡으며 맘확인하며 걸으니 세상 다 가진 느낌

그런데 군인이라 그랬는지 계속 같이 있길 원하더라구요 하염없이 둘이 새벽까지 걸었어요

새벽 2시가 넘었나..이미 막차는 다 끊기고 상가들도 문닫고 어둑어둑 

출근 생각은 일체 안나고 계속 이야기 하고 싶단 생각뿐..그냥 둘이 걸으며 이야기만 헸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약간 바람끼 있고 연애 많이 해본 경험있는 잘놀아본것 같은 느낌의 선배였는데 되게 똑똑해서 아는거 많고 리더쉽있어 어디서든 앞장서서 나서는 사람

그런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니 꿈을 꾸는것 같았어요

 핸드폰 없던시절 예전 같으면 공중전화로 집에 최우선 늦는다고 전화했겠지만 하기 싫더라구요

그렇게 진짜 둘이 아무도 없는 새벽 공원벤치에서 손잡고 이야기만 했어요

그러다 키스도 하고.ㅠㅠ

첫 지하철 운행시간에 맞춰 지하철 타고 우리집 앞까지 같이 갔었는데 그때까지도 부모님이 내 걱정을 하고 있을거라곤 꿈에도 생각을 못했어요

그나이까지 늘 정해진 시간 규칙대로 움직이고 조금이라도 늦으면 항상 미리 연락해서 내 걱정 따위는 절대 부모님은 안하고 사셨거든요

선배와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해서 부모님 생각은 까맣게 잊었던것 같아요

2살 위 오빠나 한살 아래 여동생은 종종 새벽에 늦게오곤해서 엄마에게 혼나기도 했지만 성인들이다 보니 크게 혼나지 않았어요 

집앞까지 같이 와서  헤어지고 혼자 걸어오는데  골목에서 나타난 부모님이 나를 보자 달려들어 생전 처음

으로 머리며 등이며 말없이 마구마구 때리더라구요

처음으로 머리를 맞아봤어요 두분이 말없이 저를 끌고 집으로 데리고 들어가 또 마구 때렸어요

두분 얼굴에서 느껴지는 분노랄까

선배랑 같이 오는걸 골목안에서 보셨나봐요

남자랑 같이  밤을 보내고 왔다 생각한건지

너가 어찌 이럴수 있냐는듯 말한마디 없이 마구 때리는데 아프더라구요

겨우 오빠가 말려 방으로 들어갔는데 변명을 안했어요  나를 이정도로 생각해서 겨우 이런걸로 이렇게 성인인 나를 치욕스럽게 때리나 싶어 억울하고 분하고

왜 늦은건지 내말조차 들을생각 없이 마구 때린것에

마냥 화가 났어요

그리고 잠한숨 못자고 출근했어요

그이후 보란듯 그동안 못해본 본격적인 일탈을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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