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이 학생이 아스퍼거 일까요?

전 한 대학의 교수이고요 

한 대학원 학생이 있는데 

수업에 많이 나오진 않고 약간 아웃사이더 입니다

지난 학기 이 학생때문에 골치 아픈일들이 많았어요 

 

이 학생이 수업에 잘 안나타나고 과제도 드문드문 내서 한 수업에서 F를 받았어요 

해당 과목 강사가 마지막 과제 내라고 메일 보내도 답장도 없어서 그냥 의문의 여지없이 F

그래서 졸업을 못할 판이 됐는데

학기 끝나고 2달 뒤에 과제를 내고선 우리에게 알리지도 않아서

나중에 제가 (대학원 학과장) 쫓아가서 물어봐서 겨우 학교 시스템에 혼자 제출한 사실을 알고 

이때 제가 직접 학생을 만나서 강사에게 사정을 이메일로 보내라고 하니

왜 보내야하는지 전혀 이해를 못하는 눈치인거예요. 

제가 강사가 이렇게 늦게 평가를 하려면 재평가 서류도 내야하니 왜 이렇게 늦었는지 설명을 써서 보내라고 하니 제 앞에서 메일을 써서 보여주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말 그대로 강사에게 "재평가 서류를 쓰셔야하니 제가 글을 늦게 낸 이유를 알려드립니다."

이런식으로 이메일을 쓴거예요. 그때 1차로 너무 황당했습니다. 표정은 전혀 악의가 없는 얼굴...

 

그래서 강사가 뒤늦게 평가를 했어요 

그런데 강사가 연락이 와서 이 과제를 채점을 해도 F라는 거예요 

저에게 읽어 보라기에 읽어봤는데 정말 글이 요상한거예요....

글이 길고 이미지도 많이 넣었는데 다 연결도 안되고 한 문장씩 봐도 이상하고 

(말할 땐 멀쩡합니다) 

저는 최대한 졸업을 시키고 싶은데 제가봐도 글이 이상해서

이대로 패스시키면 이 수업에서 배운게 없는게 되는거 같아

학생에게 2주간 강사가 지적한 부분을 수정하게 하기로 결론내렸어요.

 

강사가 이런이런 부분을 언제까지 수정해라. 이렇게 메일을 보냈더니

글쎄 답장이...너같은 사람이랑 더이상 상종하기 싫다!이런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다른 행정직원들 메일도 다 CC돼있어서 우리 모두 경악했죠.

그리고 정해진 데드라인까지 수정본을 보내지 않아서 그대로 F 처리 되어서

내년에 이 수업을 다시 들어야 졸업을 할수 있게 되었어요.

그렇게 일단락 된 줄 알았는데...

 

갑자기 수정본을 강사에게 다시 보냈어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강사가 황당해서 어떻게 하냐길래 저도 황당하지만 내년에 이 학생을 다시 보고싶진 않아서 알아보니 

본부에서 점수처리가 다 끝나서 수정 못한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알고 학생이 저에게 전화오고 난리가 났는데

아무리 곱씹어봐도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더이상 도와줄게 없는데

순간 제 머리를 스친게 혹시 이거 아스퍼거 아닌가? 싶은거예요 

 

평소 얼굴이 아주 창백하고 아무 표정이 없어요 약간 피식 웃는정도

또 부모님이 제가 아는 분인데 한분이 80대이십니다. 60대에 이 아들을 낳은거죠...

제가 이메일 쓰라고 했을때 곧이 곧대로 쓰고 전혀 맥락을 파악을 못하는 느낌

상대의 감정을 못알아차리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한가지(전공중 일부과목)에만 미친듯이 빠져서 그것만 하는 것도 그렇고

강사의 이메일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여서 폭주하는 것도 너무 이상했고요

 

학생에게 장문의 메일을 쓰다가 이런 생각이 불현듯 스치네요

그렇다해도 제가 직접 물어볼순 없을테고 

내년에 또 이런일이 일어날까봐 벌써부터 걱정되기도 하고요 

혹시 아스퍼거 잘 아시는 분 있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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